▶ EU·중동은 클린턴 vs 러시아는 트럼프 선호… 중국 “누가 당선돼도 불편”
미국 대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가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승자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국제정세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북핵과 주한미군 등 안보문제가 긴밀히 얽혀있는 한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 각국이 미국의 선택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5일 CNN 방송 등 미국 언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미 대선을 바라보는 각국의 속내는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엇갈린다.
일단 중국 입장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좋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였던 시절부터 중국 정부의 눈엣가시였다. 1990년대 클린턴이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미 중국 정부의 인권 문제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클린턴이 당선된 이후에 중국과 주변국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도 끼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경제 분야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기간 내내 중국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여하고 무역장벽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에서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점 하나는 지정학적으로 중국에 좋은 소식이다.
일본은 클린턴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대비에 착착 나서고 있다. 클린턴이 당선 이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미국의 입맛에 맞게 바꿀 것에 대비해 집권 자민당은 지난 4일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TPP 승인안 통과를 강행 처리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일이 한층 복잡해진다. 트럼프는 그간 일본이 안보방면에서 미국에 무임승차해왔으며 미·일 양국의 무역협정도 불공평하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친 러시아 발언을 일삼아온 트럼프의 승리를 노골적으로 바라고 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부터 러시아에 법치가 실종됐다고 비난하는 등 러시아와 각을 세워왔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와의 갈등 끝에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EU는 트럼프가 승리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트럼프의 승리가 EU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인 무역 자유화와 러시아 제재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동력을 잃은 미국과 EU 간의 무역협정에 종지부를 찍게 될 전망이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입장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트럼프가 적극적으로 나토 내에서 역할을 하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있다.
중동 국가들 역시 클린턴 편에 가깝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클린턴 재단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며 공을 들여왔다. 사우디의 정치·종교적 라이벌인 이란도 클린턴의 당선을 내심 바라는 중이다. 천신만고 끝에 타결된 핵 협상 내용을 지속하려면 클린턴이 당선되는 편이 낫다는 분석에서다.
대선 결과에 따라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겠지만 확실한 것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이번 대선이 미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로 후보들이 치러야 할 비용은 잊어라. 가장 큰 비용을 치르는 것은 미국”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