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전환자들 원래 성별 관련 질병 호소, 자궁경부암 등 위험 높은데 본인들은 부인과 진료 꺼려
▶ 의료계, 보험 등 대책 분주
올해 33세인‘미스터’ 엘리 오버만은 6년전 병원에서 유방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가 되기 위해 19세부터 남성 호르몬을 열심히 투여해 온 오버만은 진단을 받기 전까지 자신이 남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살아왔다. 그런데 유방암 이라니… 처음엔 유방암에 걸린 현실이 믿기지 않아 치료를 거부했다. 그러나 증상이 점점 심해져 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성정체성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유방암 치료를 시작했다
오버만의 유방암 치료 과정은 여느 유방암 치료 과정과 달리 순탄치 않았다. 한번은 남성 간호사와 벌어진 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성임이 의심할 수 없는 오버만이 남성 간호사 앞에서 윗옷을 벋었을 때 간호사로부터 멸시감 섞인 눈초리와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오버만의 기구한 경험은 본격적인 치료과정이 시작된 뒤부터다. 유방암 치료를 받으려면 유방 적출술을 받고 그다음에 키모테라피를 실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오버만을 남성으로 거듭나게 해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사가 충고했다.
‘일단 살고보자’라는 생각에 호르몬제 주사를 중단하고 키모테라피를 시작했다. 남성 호르몬을 중단하고 키모테라피가 진행되면서 오버만의 얼굴에서 남성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가고 다시 둥글 둥글한 얼굴 모습으로 변해갔다. 한달 뒤 남성 호르몬제 주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오버만은 남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생애 처음 자궁경부암 검사까지 실시했다. 현재 건강지침대로라면 10년전에 실시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거부해 오다 유방암 진단과 함께 혹시나 하는 걱정에 검사를 위해 검사를 찾은 것이다.
현재 미국인 중 자신을 성전환자라고 보고하는 인구는 약 140만명에 달한다. 직전에 실시된 조사에 비해 2배나 급증한 숫자로 앞으로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전환 수술과 호로몬 치료에 대한 기존의 메디케어 금지조항이 2014년 해제됐고 뉴욕주도 2015년 메디케이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내용의 규제를 없앤 바 있다. 올해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차별금지 조항에 성전환자 보호법까지 포함돼 앞으로 성전환 환자와 관련된 수요가 치솟을 전망이다.
성전환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의료계도 분주한 움직임이다. 오버만씨의 경우처럼 성전환 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와 달리 조금 ‘특별한’ 접근법과 치료법이 필요하지만 의료계는 현재 성전환 환자를 맞이할 준비가 아직 덜 되어 있는 상황이다. 각 병원과 의료 관련 직업학교들은 일제히 성전환 환자 관련 치료법과 환자 대상 기본 에티켓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뉴욕 소재 병원 ‘마운트 사이나이 헬스 시스템’은 지난해 성전환 환자 전문센터를 개설하고 약 8,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성전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성전환자의 경우 여러 이유로 적절한 건강 검진과 치료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각종 질병의 조기발견이 어렵다. 특히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한 성전환자들은 산부인과를 찾기를 꺼리는데 오버만의 사례처럼 부인과 질병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성전환 환자들에 대한 치료기술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있다. 남성 호르몬제를 투여하게 되면 여성 질세포가 건조해져 각종 자궁 관련 검진시 환자가 애를 먹기 쉽다. 또 호르몬제로 인해 자궁 경부에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궁 경부암 진단 때 잘못된 결과를 나오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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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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