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질조사국, 1933년 롱비치 대지진도 이와 연관 추정

1933년 롱비치 대지진 당시 처참하게 무너진 학교 건물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원유 추출에 따른 인공 지진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1920년대부터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 통신은 31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과학자들의 새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1933년 캘리포니아 주 남부를 강타한 롱비치 대지진도 원유 추출법에 의한 인공 지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과학자들의 가설이 실제로 입증된다면, 미국에서 석유 시추와 지진 참사의 연관성을 규명한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보도를 보면, USGS 과학자들은 1915년부터 1930년대 초반까지 캘리포니아 주에서의 원유 추출 허가와 당시 추출 공법, 그리고 당시에 일어난 지진 등을 면밀히 추적해 원유 생산이 증가하면서 13건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원유 매장량은 29억 배럴로 미국에서 텍사스 주(105억 배럴), 노스다코타 주(57억 배럴), 알래스카 주(29억 배럴)에 이어 4번째로 많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시 중심가 북쪽에 있는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 인근에서 1892년 원유가 발견되면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원유 생산 붐이 일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 남쪽인 산타페 스프링스, 잉글우드, 토런스, 롱비치 등으로 원유 추출이 확산했다.
석유 시추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1933년 3월 발생한 규모 6.4의 롱비치 대지진으로 115명이 사망했다. 건물 여러 채가 무너져 총 당시 돈으로 4천만 달러(약 458억 원)의 재산 손실이 났다.
연구를 이끈 USGS의 지질학자인 수 휴는 "그간 우리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자연 발생적인 것이고, 인간이 유발한 인공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해왔다"면서 이번 결과가 그런 생각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초에도 오스틴 텍사스대학의 선임 과학자인 클리프 프로힐릭이 텍사스 주에서도 1925년부터 원유 추출 공법에 의한 인공 지진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이번 USGS의 조사에 참여하진 않았으나 과거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지진과 원유 생산의 연관성을 개연성 높은 것으로 보고 좀 더 구체적인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원유 생산이 활발한 텍사스 주와 오클라호마 주에서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인공 지진은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 언론은 셰일 에너지 발굴에 따른 지진이라며 이런 현상을 '셰일퀘이크'(shalequake)라는 신조어로 지칭했다.
셰일가스와 천연가스 생산업체는 지하에 물과 화학물질을 투입해 셰일층을 분쇄하는 수압파쇄법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오·폐수를 주입정에 버린다.
주입정을 통해 지하로 스며든 폐수가 압력 상승을 초래해 지하 단층을 서서히 갈라놓고 이것이 지진으로 이어진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인공 지진에 따른 재산 피해는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AP 통신은 원유 생산에 기인한 지진 참사는 드문 일이라면서 1984년 가스 추출 탓에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한 규모 7의 지진으로 1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다고 소개했다.

수압파쇄법을 활용한 원유 추출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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