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경제단체를 찾아서-한인의류협회(Korean Apparel Manufacture Association)
▶ 27년 역사 회원사 1,000여곳 공동 거래·배송 등 각종 혜택
한인의류협회는 LA 한인사회 경제 젖줄인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 있는 한인운영 의류 제조 및 도매 업체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2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강산이 두 번 이상 변하는 동안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한인 경제계의 인사들이 회장직을 맡으며 한인 의류업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한인 커뮤니티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인의류협회 회원사들은 연간 1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미국 내 의류시장의 유통과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에서 활동하며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 1989년 창립, 발전 기반 다져
한인의류협회는 지난 1989년 5월 LA 한인타운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의류 제조 및 도매업 운영자들이 뜻을 모아 창립했다.
당시에는 규모가 작은 8개 의류업체가 모여 발족한 작은 단체였지만 초대 김인 회장은 다운타운에 있는 한인 업체들을 협회 회원사로 대거 가입시키며 협회 발전을 기틀을 다졌다.
김 회장은 1차 상가 건립 계획안을 발표하고 한인타운에서 40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가 발기인회의를 열었고, 협회를 정식 법인체 단체로 등록시켰다. 창립 첫해 12월엔 정기총회 및 한인의류 도매인의 밤(송년행사) 행사가 성황리에 열리기도 했다.
초대에 이어 2대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1990년 제1회 한인의류협회장배 친선볼링대회를 열어 LA 한인 경제인들의 단합에 앞장섰고, 주류 부동산 개발회사인 ‘로우’사와 2차 신상가 건립 계획안을 발표했다.
4대 안영복 회장 당시 남가주 한인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놓은 4.29 폭동이 발생하자 의류협회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협회는 당시 다운타운 한인 업체 보호를 위해 회원들이 똘똘 뭉쳐 자바시장 일대에서 방범 활동을 벌였으며 이후 방범 활동 공로자를 표창하기도 했다.
협회의 각종 소식을 담은 협회 회보도 1992년에 창간됐다.
■ 세미나 개최, 회원사 주소록 발행
5대 김인호 회장 취임 후 1993년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세미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였다. 이 해 가주노동청 세미나, 법률 세미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세미나 등이 연달아 열려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6대 주영기 회장 때인 1994년 협회 사상 처음으로 고문변호사 제도를 도입해 회원들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이 해 발생한 노스리지 지진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밸리지역 주민들에게 의류를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1996년 8대 회장으로 취임한 존 서 회장은 패션산업총연합회 회장으로도 선출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서 회장은 협회 임원진과 함께 연방노동청을 방문, 점진적 상호 협조와 보안 업무를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워싱턴 DC에서 연방상무부 섬유·의류 해외수출부 관계자를 LA로 초청해 지속적인 지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 2000년대에도 끊임없는 전진
2000년 12대 신남호 회장, 2001~2002년 13~14대 강용대 회장, 2003년 15대 이윤동 회장 등이 협회를 이끈 2000년대에에도 의류협회는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이 기간 정부당국의 노동법 위반 단속이 강화되면서 봉제협회 등 타 한인단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하청업체들의 노동법 위반으로 원청업체가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모니터링’에도 중점을 뒀다.
의류협회는 2016년 현재 총 300개의 정회원사 및 700개의 준회원사 등 총 1,000개가 넘는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회원사들의 혜택과 사업 발전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정보를 전달하는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로 등록·활동하기 위해서는 연간 450달러, 이사로 등록·활동하기 위해서는 이에 750달러를 더한 1,200달러를 연회비로 납부해야 한다.
■ 이벤트 참가비·물건배송비 절약 혜택도
한인의류협회는 회원사들의 이익 대변 및 사업 정보 제공, 그리고 변화하는 업계 동향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며 공동 거래를 통한 사업비용 절감 혜택 등을 제공한다.
협회는 한인 의류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UPS와 페덱스(Fedex) 등 주류 물류회사와 계약을 통해 회원사들의 배송비를 절감해주며 연례 행사인 ‘라스베가스 매직쇼’ 등 대형의류박람회 개최시 행사장인 컨벤션센터와 인접한 호텔 객실을 공동으로 구매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회원사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소액청구 소송(Small Claim) 대행 ▲의류면허(Garment Certificate) 등록 및 갱신 ▲블랙리스트 거래업체 정보 제공 ▲주간 회보 발행 ▲한인 의류인 업소록 발행 ▲의류박람회 일정 전파 ▲노동법 세미나 ▲골프 토너먼트 ▲한인 의류인의 밤 행사 개최 등 회원사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연중 내내 제공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뭉쳐서 극복해야”
■ 장영기 의류협회 회장
세미나 통해 각종 정보교류
▶의류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은.
-한인의류협회는 친목 단체가 아닌 경제 단체로서 대외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부진에 따라 대부분의 협회 회원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로 무거운 마음을 갖고 협회 회장을 연임하게 됐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옛 속담이 있듯 어려운 시기일수록 협회는 회원사들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세미나를 통해 회원사들에게 법률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공동 발전을 위한 사업구상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초 LA 페이스마트에서 진행된 패션 트렌드 전망 세미나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다. 협회 회원사들은 매년 전국에서 개최되는 의류 박람회에 참석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의류 박람회 특성상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오는 2017년에도 패션쇼와 패션 트렌드 전망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며 행사에 주요 바이어들을 초청해 한인 의류인들이 제작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전파할 계획이다. 이러한 행사들의 성공 여부는 협회 회원들의 단합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며 협회 회장으로서 회원사간의 소통과 화합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설 것이다.
▶자바시장의 경기 침체로 의류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회원사들의 힘든 상황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올 들어 수백여개의 한인 의류업체들이 폐업했으며 일부 업체들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의류산업은 이미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기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운타운 자바시장은 쉽사리 붕괴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자바시장은 현재 세대 변화를 겪고 있다. 장차 패션산업을 이끌어갈 2세들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 선배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들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지원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10년 뒤의 한인 의류업계를 바라본다면.
-가주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의류 생산 분야가 타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협회 역시 협회차원의 의류생산기지 이전을 위해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으며 타 지역에 우선 진출한 회원들과 네트웍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A 자바시장 상권은 추후 디자인 개발과 판매로서의 위치를 지켜 나가리라 생각되며 생산시설의 경우 지속적인 타주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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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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