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생부터 70대까지 참석인원 예상 웃돌아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연합]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첫 주말 집회인 29일 서울의 촛불집회는 당초 예상보다 대규모로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다가 실망한 70대 노인, 어린 중·고교 학생과 대학생,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엄정 수사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부산,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진보진영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 인원은 2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2,000명)이다. 경찰은 당초 집회 신고 인원(2,000명)보다 두 배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집회가 시작된 뒤 참여 인원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진보적 시민단체들과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들까지 박근혜정부 비판 여론에 공감해 거리로 나왔기 때문이다.
본래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70대 노인은 “박 대통령이 정말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도 박 대통령 지지자였지만 이제 돌아섰고, 요즘 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고생(17)은 “기사를 읽다가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며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대통령을 상대로 “사과하라” 정도의 구호가 주를 이뤘지만 이날 집회에서는 “하야하라” “퇴진하라” “탄핵하라” 등의 구호가 등장해 분노한 민심을 실감케 했다. 이런 흐름에서 11월12일 예정된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도 관심이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이재명 성남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박주민 의원, 정의당 노회찬·이정미·김종대 의원, 무소속 김종훈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박근혜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가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카이스트·한양대·홍익대 10개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한양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정부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산하 노조를 주축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울산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울산시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울산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부산에서는 파업 중인 철도노조 조합원과 대학생들이 중구 광복로 패션거리에서 ‘고마해라 성과 퇴출제’ ‘고마해라 박근혜’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이밖에도 인천, 전주, 의정부시, 제주 등에서 ‘박근혜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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