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대통령 선거 레이스의 최종 분수령이 될 대선 3차 TV토론이 19일 라스베가스의 네바다 주립대에서 열려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반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마지막 대격돌을 펼쳤다.

대선을 꼭 20일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는 폭스뉴스 앵커인 크리스 월러스의 진행으로 이민과 복지, 대법원 인사, 경제, 외교, 대통령자질 등 6개 주제를 놓고 두 후보가 90분간 뜨거운 설전을 벌이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초반 쟁점인 총기소지 권리 문제와 낙태, 이민자 문제에서부터 그간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진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렸고, 트럼프 후보의 성추행 의혹 및 여성비하 문제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및 클린턴 재단 문제 등이 토론 선상에 떠오르면서 두 후보는 최악의 TV토론으로 불린 지난 2차 대선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발언에 끼어들며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마다하지 않는 등 진흙탕 싸움을 재연했다.

잇단 성추행 의혹 등으로 벼랑 끝에 선 트럼프 후보는 토론 전반 조용한 모드로 말을 시작한 뒤 이내 토론 내내 공격적 태도로 일관하며 공세를 펼쳤고, 클린턴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는 등 불꽃 튀는 열전을 벌였다.

특히 이날 토론 도중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측과 미디어가 같은편이 돼 선거를 조작했다는 주장과 관련, “대선결과에 승복하겠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며 패배시 불복할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해 파란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끌어내리는 말만 한다”며 비판했다.

이날 토론 초반 미국의 동맹관계에 대한 주제부터 두 후보는 격돌했다. 트럼프 후보는 일본,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착취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부자국가들인데 왜 방위비를 더 내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는 동맹들의 방위비를 지금보다 다 내야 하며,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100% 부담 필요성까지 제기해 왔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미국은 동맹을 통해 평화를 유지해 왔다”며 “트럼프는 핵확산을 막는 동맹체제를 찢어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인 불법이민자 정책과 관련, “강한 국경이 필요하다. 국경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며 “미국에 있는 나쁜 사람은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그러나 불법이민자를 대거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미국을 갈라놓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