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이 디즈니사의 IT 전문직 미국인 직원들이 제기한 H-1B 집단소송을 기각했다.

플로리다 연방지법 그레고리 프레스넬 판사는 지난 14일 레오 페레로, 데나 무어 등 디즈니사에서 해고된 전직 IT 기술자들이 디즈니사 측의 H-1B비자 부정 사용 등을 이유로 제기한 집단소송을 기각했다.

디즈니사에서 IT 기술자로 일하다 지난해 1월30일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된 두 미국인 전직 직원들은 회사 측이 값싼 H-1B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위해 자신들을 해고했다며 ‘디즈니 월드’와 외국인 IT 기술자 인력 공급업체 ‘코그니전트 테크놀러지 솔루션’ 등을 상대로 지난 1월25일 소송을 게기했다.

이 소송에서 해고된 미국인 직원들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에서 기술자로 일했던 자신들은 근무할 당시 높은 근무평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자신들이 해고된 것은 값싼 외국인 노동자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은 자신들이 해고되기 전 90일 동안 새로 채용한 H-1B 외국인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해고수당과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프레스넬 연방판사는 이번 소송을 기각한 것은 원고 측이 소송의 법적 근거로 제시한 ‘연방 리코법’(부패조직범죄 처벌법)의 핵심조항과 소송 사유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해 원고 측의 추가 소송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이번 소송은 미국 기업의 해고 노동자들이 미 기업과 함께 외국인 인력 아웃소싱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첫 번째 소송이어서 그간 노동계와 이민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법원의 소송 기각 결정 직후 원고 중 한 사람인 디즈니사 해고 직원 페레로는 “H-1B비자가 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갉아먹고 있다”며 “H-1B비자가 미국인 노동자를 값싼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