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유정 구글 자율차 디자인팀 매니저. <구글 제공>
“예전에 학교에서 강의를 들은 적은 있지만, 자동차를 디자인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모토로라 휴대전화 등 상품 디자이너로 산업디자인계에서 인정받아 온 구글의 안유정 자율주행차 디자인 매니저(40).
그녀가 구글이 미래 주력산업으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의 프로토타입(원형)을 직접 디자인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그렇듯이 구글 역시 프로젝트 관련사항에 대한 기밀 엄수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이다.
포천지는 지난 12일 ‘구글 자율주행차를 설계한 여성을 만나다’라는 기사에서 안씨로부터 구글 원형의 디자인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를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했다.
안씨는 “구글이 처음 자율주행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미래형 자동차, 또는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어떤 것을 상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안전과 단순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 차는 사실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수퍼카처럼 만드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차갑고 미래지향적인 수퍼차보다는 따뜻하고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차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전성은 차 컨셉의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고 한다. 안씨는 “솔직히 원형은 운전자를 위해 적합한 모형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글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보행자와 승객, 또 도로 상의 다른 자동차 운전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했고, 그래서 차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와 센서가 가장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디자인의 포인트였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소프트폼 범퍼와 유연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앞 유리창, 센서기능을 위해 약간 차량을 높인 매우 단순한 젤리 모양의 자율차 원형이다.
그녀는 “자율차 원형은 테스팅을 위한 것이지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최초로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복잡할 필요가 없었다”며 “사람들이 첨단기술 차량에 대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단순함’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원형을 흰색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안전하고 따뜻함을 느끼게 하려고 흰색을 선택했다”며 “심리적으로 빨간색이나 녹색 또는 오렌지색은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안씨는 이 자율차 원형으로 올해 9월 디자인 어워드 가운데 가장 공신력을 인정받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홍익대 산업디자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안씨의 첫 직장은 LG전자였다. 그곳에서 TV 등 가전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러다가 2006년 모토로라로 옮겨 휴대전화를 디자인했고 직장을 다니면서 일리노이 공대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2011년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된 후 구글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안씨는 또 다른 자동차 프로젝트에 빠져들어 있다. 지난 5월 구글과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공동 생산키로 한 자율주행 퍼시피카 미니밴 설계가 그 일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은밀한 연구실로 불리는 X에서 온종일 이 차 디자인에 매달려 있다는 안씨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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