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과 다른 근본적 변화가
▶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너 성격 많이 변했다’. 노년의 나이에 수십년 만에 만난 친구가 전한 말이다. 칭찬일까 욕일까? 급했던 성격이 많이 침착해졌다거나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진다면 칭찬일 수도 있겠다. 반대로 얼굴에서 불안한 표정이 떠나지 않고 초조함 역력하다면 칭찬일 가능성은 낮다. 어찌됐건 사람의 성격은 나이와 함께 변하기 마련인데 성격이 변했다는 것에 대한 다른 의미도 있다.
분명히 성격이 변한 것으로 관찰되고 이같은 현상이 수개월간 지속될 경우 치매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알츠 하이머 연구팀이 지난달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알츠 하이머 국제 컨퍼런스에서 보고한 바 에따르면 알츠 하이머 등 치매 증상이 기억력 장애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행동 장애를 보이는 경우에도 초기 치매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고 제안됐다.
연구팀이 제안한 치매 진단법은 ‘경미한 행동 장애’(MBI: Mild Behavioral Impairment)를 통한 진단법이다. 이미 수십년 전부터 소개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치매 진단법은 ‘경미한 인지 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진단법이다. 일상 생활을 유지해 가고 있지만 진단법을 통해 경미한 인지 장애로 진단되는 환자들을 초기 치매로 진단하고 있다.
MBI 진단법을 제시한 자히누어 이스마일 캘거리 대학 신경정신병학과 교수는 “감정 변화로 나타나는 행동 변화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치매 증상”이라며 “치매 발전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치매 발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사고력과 기억력 장애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감정 조절과 자아 통제 기능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 이스마엘 박사의 설명이다.
경미한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 가운데 성격변화 현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치매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 장애와 성격변화 현상을 동시에 보이는 환자의 치매 행동은 일반 치매환자에 비해 심각하고 사망 뒤 뇌를 부검해보면 뇌손상 정도가 훨씬 심하다.
노화와 함께 성격변화가 나타난다고 해서 다 초기 치매증상으로 의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성격변화 현상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단순한 성격변화가 아닌 근본적인 성격변화가 감지됐을 때 치매로 의심할 수 있다. 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면서도 전과 완전히 다른 행동 방식을 나타낼 때 초기 치매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 변화를 초기 치매증상으로 봐야 한다는 이번 제안에 반대 시각도 적지 않다. 진단법이 일반화될 경우 초기 치매증상 범위에 포함되는 환자수가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진단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진단법이 아니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대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 진단법인 MCI법을 통해 초기 치매로 진단 받은 환자 중 중증 치매로 발전한 비율이 높지 않고 약 20%정도는 정상 진단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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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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