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각료 유임, 전위세력 포진시켜
▶ 엔고 흐름 속 경제 정상궤도 진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가 3일 도쿄 총리집무 공관에서 새로 개각된 내각 멤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현지시간) 이른바 ‘미래 도전 내각’이라고 명명한 새 내각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내각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로 꼽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내각은 아베의 초장기 집권의 새로운 기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각료 19명 중 10명을 새 인물로 바꾸는 중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재무상, 관방장관, 경제재생담당상, 외무상 등 내각의 중추 각료들은 유임시키며 안정적 정권 운영을 통해 당분간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올 들어 두드러진 엔고 흐름 속에 비틀거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정상궤도로 복귀시키는 것은 아베의 초장기 집권에 ‘필요조건’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측근들을 대거 발탁 또는 유임시킴으로써 내각의 결속을 강화했다. 이 또한 정권의 롱런 목표와 연결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과 세코 히로시게(경제산업상)를 각료로 발탁했고 ‘오랜 동지’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상, 가토 가쓰노부 1억 총활약 담당상 등을 유임시켰다. 아베 친위대가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또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배치에서도 초장기 집권 구상이 엿보인다.
3일자 아사히신문은 이나다를 방위상으로 택한 것을 아베의 ‘후계 카드’라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강경우익 성향의 역사관과 정치신념이 자신과 비슷한 이나다를 ‘첫 여성 총리감’으로 추켜세우며 행정개혁담당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이미 맡긴 바 있다. 그런 터에 이번 개각에서 중요 각료인 방위상에 이나다를 기용한 것은 그에게 ‘총 리수업’을 시키면서 대중 인지도 상승을 도와주려는 의중이 내포된 듯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가에서 이나다를 아베의 후임 총리감으로 꼽는 이들은 거의 없다.
중진 축에 들지 못하는 정치경력(중의원 4선) 등으로 인해 당내 세력기반이 넓지 않은 데다, 극우적 성향이 워낙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직 ‘총리감’이 아닌 이나다에게 ‘총리 수업’을 시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아베 총리가 자민당 당칙상 정해진 임기(내후년 9월)만 마치고 물러날 생각이 크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아베는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중량급 인사 2명을 내각에 묶어두거나, 당 간부직을 맡기지 않음으로써 독자적인 세력 확대를 견제했다.
아베 총리의 당 총재 3연임을 지지해온 니카이 도시히로를 당의 인사와 자금 배분의 실무책임자인 간사장(사무총장격)으로, 아베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 회장인 호소다 히로유키를 총무회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총재 3연임에 대한 당내 의견일치를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일본에서 총재를 재선까지만 할 수 있는 자민당 당칙에 의하면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아베는 2018년 9월까지 총리 자리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칙을 고쳐 아베가 ‘총재 3선’을 한다면 아베는 중간에 정권교체 등 변수가 없는 한 2021년 9월까지 총리를 하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국 정상으로서 치르는 영광을 누리는 한편 숙원인 개헌을 추진할 시간을 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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