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S 방송사의 선임 프로듀서인 임영광씨가 한류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
미국을 대표하는 방송사 CBS에서 30대 젊은 한인이 선임 프로듀서의 중임을 맡아 활약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뉴욕 CBS의 5년 차 프로듀서인 영 림(32·한국명 임영광)씨로,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1.5세로, 출신 배경이 한·미·일 3개국을 아우르고 있다.
임씨는 30대 초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이번 달 선임 프로듀서(senior producer)로 승진해 사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임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미국, 일본문화를 골고루 경험하며 자랐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엔 제 정체성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씨의 외조부는 일본 강점기 강제징역으로 일본으로 끌려가면서 재일 한인이 됐고, 친조부모는 북한에서 내려와 남한에 터를 잡은 이북 출신이다. 임씨는 재일교포인 어머니와 일본 유학 중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나 재일교포로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임씨는 "지금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다양하게 겪으면서 컸는데, 그 중에서도 제 정체성을 하나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한국에 가깝다"며 "부모님과 한국말을 쓰고, 한국 음식을 선호하고, 어울리는 친구도 한인이 많다"고 말했다.
2012년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대에서 방송저널리즘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3대 공중파 방송인 CBS에 정규직 프로듀서로 입사하는 과정에서도 "한인 특유의 끈기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고 비결을 전했다.
임씨가 맡은 분야는 음악,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생활정보 등을 소재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CBS TV·라디오·온라인 방송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그가 선임 프로듀서로 승진하면서 꼽은 1순위 목표는 한국 문화를 미국 주류사회에 소개하는 한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임씨는 "앞으로 2∼3년 안에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정한 한류를 전파하고 싶다"며 “한국 전통음식에 얽힌 역사, 문화 등을 소개하는 것도 구상 중인데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임씨는 남북통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원 졸업작품도 탈북자를 주제로 했다. 당시 한국에서 몇주 동안 탈북자와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우리 같은 청년세대가 통일이 다가올 때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차 목표는 방송 프로듀서로 경험을 쌓아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외조부모 같은 재일교포의 발자취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인의 발자취가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