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좋아해 집에서 읽은 한국어책만 800권
한국어 동화구연대회서 형•누나들 제치고 대상
찬양 축제서 뛰어난 피아노 연주로 1위 차지도
“한국 사람이 한국말을 못하는 건 참 창피한 일 아닌가요? 한국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뉴저지주 페어론 소재 워렌 포인트 초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희준(7•미국명 조슈아)군은 또래 한인 2세 가운데 누구보다도 한국어 실력이 우수한 학생으로 통한다.
박 군의 한국어 실력은 한국어 동화 구연 대회에서 증명됐다. 박군은 롱아일랜드한국학교(교장 고은자) 주최로 지난 3일 열린 ‘제32회 미동북부 한국어 동화구연대회’에 출전해 당당히 대상인 대한민국 뉴욕총영사상을 거머쥐었다. 미 동부 일원에서 20여명의 1~6학년 학생들이 참석한 이 대회에서 박 군은 ‘개똥이와 쇠똥이’를 완벽하게 구연해 참석자와 심사위원들의 발수 갈채를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초등학교 2학년 밖에 안 되는 어린 학생이지만 형, 누나들을 뛰어 넘는 한국어 실력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박 군은 4세 때부터 한국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익히기 시작했다. 박 군은 “한글을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비록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제 뿌리는 한국이잖아요. 다른 친구들은 영어만 할 줄 알지만 전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할 수 있어 세상에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뿌듯합니다”라고 말한다.
박 군의 이 같은 능숙한 한국어 실력의 배경에는 ‘독서’의 역할이 컸다. 차곡차곡 쌓아온 독서량 덕분에 한국어 어휘력이나 표현력이 한국에서 자란 학생 못지 않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다.
어머니 문지은 씨는 “희준이가 책이 없어서 읽지 못할 정도로 책을 좋아해요. 영어책은 물론 유아용 책을 포함해 한국어 책만 해도 800권을 가지고 있을 정도 입니다”면서 “희준이는 어딜 가도 책을 들고 다니고, 집이 조용하다 싶으면 어디선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책벌레”라고 말했다.
박 군은 한국어 뿐 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지난 3월 미국남침례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와 새찬양후원회가가 공동주최한 ‘2016 뉴욕•뉴저지 국제 새찬양 축제’(International New Praise Festival) 1~2학년 부문에서 피아노 연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 군은 이번 수상으로 오는 4월30일 맨하탄 소재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수상자 음악회에서 연주회를 갖고 1등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한국어면 한국어, 음악이면 음악 다재다능한 박 군이 꿈꾸는 장래 희망도 여러 가지다.
도서관 문이 닫혀도 밤늦게 까지 책을 볼 수 있는 사서, 아빠가 좋아하는 커피와 팬케이크, 와플을 요리할 수 있는 요리사, 지구의 환경 보존에 앞장서는 대통령 등.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을 읽고 배우며 자신의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해 나가고 싶다는 박군은 박대용•문지은씨 부부의 1남1녀중 첫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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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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