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다른 한국어 실력 남다른 한국어 실력 조국사랑 덕분이죠”
재미한국학교 한영•영한 번역대회 `대상'
“처음 한글 배울때 즐거웠던 기억 생생”
삼국지•백범일지 읽으며 한글 공부
전과목 A “법대 진학 후 판사 되고 싶어”
“나에게 ‘한글로 쓰고 읽는다’의 의미는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와 고유문화를 지닌 한국인의 뜨거운 피가 나에게도 역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는 것입니다.”
롱아일랜드 소재 그레잇넥 사우스 고등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인 박서현(16•사진) 양은 뉴욕 일원의 또래 한인 1.5세, 2세 가운데 한국어 문장력이 가장 우수한 학생으로 통한다.
이는 박 양이 뉴욕 일원 각종 한국어 글짓기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까닭이다. 박 양은 지난해 재미한국학교동북부협의회가 주최한 제16회 한영•영한 번역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미동부 일원에서 약 16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이 대회에서 춘향전, 비빔밥 등의 주제를 한글 또는 영어로 적절한 문장으로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에 열린 제5회 백범일지 독서 감상문 쓰기 대회에서도 2년 연속으로 입상하며 남다른 문장력을 자랑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박양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부모님을 따라 뉴욕으로 이민 온 뒤 7세 때부터 한국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익히기 시작했다. “처음 한글을 배울 때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글을 읽기 시작하며 영어책과 한글책을 항상 손에 들고 다녔죠. 특히 삼국지를 재밌게 읽었어요.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장차 내가 태어난 모국을 위해서 꼭 뜻 깊은 일을 하고 싶다고 다짐하곤 했었죠.”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독서량 덕분에 한국어 어휘력이나 말솜씨가 한국에서 자라난 학생 못지않다. 물론 영어 작문 실력도 출중하다. 교내 ‘창의력 증진반’의 일원이기도 한 박 양의 영어 단편소설과 시는 수준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완벽히 습득한 탓에 언어적인 감각이 남다른 탓이다.
박 양은 “영어는 같은 의미라도 선택해서 쓸 수 있는 단어 종류들이 많고 뉘앙스가 다양한 반면 한국어는 한 단어 안에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가 존재하는 것 같다. 특히 한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다 글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을 만큼 교내 최상위 성적을 자랑하는 박 양은 과학이나 미술 분야 등 다방면의 재능을 갖추고 있다. 같은 학교 7, 8학년 시절에는 롱아일랜드 지역 ‘사이언스 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해 개인 부문에서 2등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심시티’ 도시 디자인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또 2년 전에 펼쳐진 제15회 한미청소년 미술대전에서도 당당히 입상해 그림실력을 뽐냈다.
중학교 시절 교내 ‘커리어 데이’를 맞아 방문한 어느 현직 판사님의 강의를 감명 깊게 들었다는 박 양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진실이 엇갈리는 순간에 공익을 위해 가장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는 판사라는 직업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이를 꿈으로 실현하기 위해 장차 컬럼비아대학교에 진학해 법률을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바르고 진실 된 삶을 살기위해 항상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박 양은 노인 복지기관에 근무하는 아버지 박삼렬씨와 동양화를 전공한 미술교사 어머니 노복숙씨의 1남1녀 중 막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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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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