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사는 이야기/원텐 자동차정비 & 바디 박남수 대표
“정비는 단순히 고장 난 차량을 고치는 것이 아니다.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그는 40년 넘게 자동차 전문기술인으로 외길인생을 걷고 있다. 지금도 공구를 다루며 손에 기름때가 가실 날이 없다. 죽은 생명을 살려내듯 고장 난 자동차 고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하다. 빨리 발달하는 자동차 기술을 끊임없이 익히며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친절하고 정직한 주인이자 최고 기술의 실력 있는 정비사인 셈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원텐 자동차 정비 & 바디의 박남수(59)대표다.
■자동차 정비는 나의 천직
그는 1957년 서울 홍은동에서 태어났다. 홀어머니의 4형제 중 막내였다. 어린 시절 성격은 활달한 편. 취미는 고장 난 시계나 라디오 수리. 연과 썰매도 직접 만들어 즐겼다. 타고난 손재주덕이다. 고교에서는 토목공부를 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졸업 후 자동차 정비에 관심을 가졌다. 학원에서 기술을 배워 ‘자동차 정비 기능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때가 1977년. 이미 40여 년 전 배운 자동차 정비기술이 결국 천직이 된 셈이다.
그는 포병부대 출신이다. 포대 정비병으로 군대 가기 전 사회에서 터득한 기술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군대 내에서도 정비요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제대 후에는 후배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자동차정비학원에서 정비 기술 강사로 나선 것이다. 그렇게 5년 정도 근무했다. 그리고 1985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자동차 정비기술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 살 수 없다.
그는 1985년 3월 뉴욕에 왔다. 아내와 갓 태어난 장남과 함께 플러싱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 정비소에 정비사로 취직했다. 정비소 오픈을 위한 실력과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를 하던 중 암초에 걸렸다. 컴퓨터가 접목된 자동차가 등장했기 때문. 한국에선 컴퓨터 기술은 배우지 않았다. 신기술 습득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 딜러’에 취득했다.
주급은 오히려 줄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곳에서 달라진 기술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동차를 향한 배움의 열정으로 빠르게 익혔다. 그러면서 자동차 정비 전문기술인들은 달라지는 기술을 끊임없이 익혀야 한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 그리고 1990년 아스토리아 21가에 액션 정비소를 오픈했다.
하지만 4년 정도 운영하다 정비후배들에게 물려줬다. 향수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귀국을 염두에 두고 3-4개월 정도 한국에 체류했다. 하지만 고국에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지 못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995년 퀸즈 코로나 지역 노던 블러바드 110가 대로변에 ‘원텐 자동차 정비 & 바디’의 문을 열었다. 결국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그에게는 자동차 정비가 자신의 영원한 삶의 터전이었던 셈이다.
■직원보다는 협력자
그는 직원들에 대한 자랑이 넘쳐난다. 1급 정비사인 차경철, 마크김, 바디 테크니션인 장선생과 서대근 씨 등 모든 직원이 자랑거리다. 이유는 그들이 자동차의 3요소인 정비, 바디, 전기장치 등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때문.
세심하고 꼼꼼한 점검으로 자동차의 고장을 미리 예방해 주는 것 역시 직원들의 자랑으로 꼽는다. 뿐만 아니다. 직원 모두가 전문가로서 견적을 내는 데 있어서도 한 치의 꼼수가 없는 것을 으뜸 자랑거리다. 그는 언제나 수리를 맡긴 고객들이 차를 고친 후 흡족한 모습을 보이도록 자신들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는 전 직원들에게 고마워하고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직원을 협력자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있기에 정비소를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한다. 그래서 직원 개개인에게 자율권한을 부여했다. 개인 컴퓨터도 한 대씩 제공했다. 각자의 기술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때문에 틈틈이 공부하는 직원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못 고치는 차가 없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 언제나 실력을 인정받고 존중받는 기술인이 되고자 항상 노력한다. 사장이나 직원이나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방 같은 정비소
그는 한 결 같이 정성을 다해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진력한다. 개업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곳에서 20년 이상 변함없는 신뢰, 실력, 친절, 넓은 공간을 이용한 신속한 서비스 등으로 단골도 많이 생겼다. 지역 특성상 고객의 비율은 한인과 타민족이 반반 정도다. 한인고객 중에는 전체의 70-80%가 단골고객이다. 타민족 고객들은 입소문을 통해 상당수 확보했다. 차를 고친 후 만족한 타민족 손님들이 지인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한 덕분이다.
그는 한인고객들을 편안하게 대해준다. 그런 성품으로 인해 한인 손님 중에는 단골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의 정비소는 단골은 물론 잠시 차량 점검을 위해 들린 한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민생활의 고단함을 풀어내는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그 역시도 좋아하는 정비를 하며 사람들과 인생살이 이야기로 하루의 피로를 풀다보면 큰돈은 못 벌어도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는 남은 일생동안 움직일 수 있는 날까지 자동차와 함께 일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자동차 정비는 생명과 직결되는 일
그는 자동차의 정기적인 점검 및 정비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점검의 필요성 역시 부모가 정성을 기울인 만큼 자녀들이 성장하듯 자동차의 수명도 차 주인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일반적인 경우 자동차 오일교환은 3,000마일이 적당하다고 한다. 브레이크 점검은 로컬만 다니는 경우 1만5,000마일에, 로컬과 하이웨이를 병행해 다닐 때는 3만 마일마다 해야 한다고. 타이어는 5만마일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고 10만마일마다 튠업, 타이밍벨트, 워터펌프 등의 점검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타이어 교체는 가급적 돈을 아끼지 말고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로컬에서 자동차의 흔들림을 현저하게 느낄 때나 육안으로 볼 때 자동차 무늬가 다 닳은 경우는 즉시 새 것으로 갈아 껴야한다며 타이어 교체시기 자가진단 방법을 귀띔한다.
그는 “자동차 정비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정확한 정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객안전을 중시하는 정비 철학을 말한다.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
그는 정비업소 선택은 정확한 진단으로 운전자의 안전만 생각하는 정비기술자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이곳저곳을 다니기보다는 한 곳을 정해 단골로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왜냐하면, 개인의 건강은 주치의가 가장 잘 알듯이 자동차 상태 역시 단골 정비사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성격이 바뀐다고 말한다. 생명과 연관된 일을 하다 보니 성격이 빈틈없고 꼼꼼하게 변했지만 지금은 손님들을 상대할 때도 양보와 이해로 배려하면서 관대해진 편이라고 말한다.
산행, 여행과 낚시 등이 취미인 그의 종교는 기독교. 33년 전인 1983년 한국에서 결혼했다는 그는 2남의 자녀 중 장남은 결혼하고 막내도 취직하면서 둘만의 시간이 많아진 요즘이 더 행복하단다. 그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하루 세끼 밥상을 챙겨주는 아내에게 늘 고마워하고 있다”며 “나의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것은 바로 결혼한 것”이라고 힘 있게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자동차 정비와 점검은 사고 예방이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그에게서 천생 자동차 정비전문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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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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