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입구조사 “흑인 76% 힐러리 지지…샌더스 22%”
▶ “히스패닉 사이서 샌더스가 우위” 조사도…양측 신경전
20일 치러진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를 꺾고 승리한 데에는 흑인들의 표심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은 경선 당일 입구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소속 흑인 유권자 가운데 무려 76%가 클린턴을 지지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샌더스가 얻은 22%의 3.45배에 이른다.
힐러리 캠프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론은 언론에 "흑인 비중이 가장 높은 5개 선거구를 클린턴이 완전히 싹쓸이했다"고 주장했다.
네바다에서 흑인 유권자의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이들 표심의 '소재'가 갖는 의미는 꽤 크다. 당장 오는 27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흑인 표심의 흐름을 미리 읽게 해주는 풍향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 민주당 유권자의 50% 이상이 바로 흑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대 승부처인 3월1일 '슈퍼화요일' 경선에 포함된 앨라배마, 조지아, 아칸소, 텍사스, 버지니아 주 역시 흑인 유권자의 비중이 매우 크다.
샌더스의 거센 돌풍에 좌불안석하던 클린턴에게 흑인 유권자집단은 일종의 '방화벽'이 되는 셈이다.
흑인 표심이 클린턴에 크게 기운 것은 오래전부터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을 옹호하는 정책을 펴온 이력에다 민주당 주류에 가까운 흑인 지도자 대다수가 공개 지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백인 표심'이 샌더스를 압도적으로 밀어준 데 대한 '반사적 대응'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네바다 코커스의 결과가 클린턴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8년 클린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클린턴보다 샌더스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에디슨 리서치라는 조사기관이 히스패닉 유권자 213명을 대상으로 입구조사를 한 결과 샌더스는 53%의 지지를 얻어 45%에 그친 클린턴을 8% 포인트 앞섰다. 네바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유권자집단인 히스패닉의 표심이 샌더스에 더 쏠렸다는 의미다.
이 조사결과가 나오자 샌더스 캠프는 즉각 '샌더스가 라티노(히스패닉계 유권자를 의미) 투표에서 이겼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실에 뿌렸다. 캠프 관계자는 그러면서 "힐러리의 '방화벽'은 허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클린턴 캠프는 "말도 안 되는 조사"라고 발끈했다. 20여 곳에 이르는 히스패닉 선거구에서 최소 10% 포인트 이상 이겼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닉 메릴 공보비서는 "모든 면에서 이 조사는 엉터리"라고 폄하했다.
지난 2008년 네바다 경선 때 클린턴은 경쟁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후보보다 무려 두 배 이상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사를 수행한 조 렌스키는 "표본오차가 ±7%"라며 "샌더스의 우위는 오차범위 내에 들어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30세 미만의 젊은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샌더스의 지지는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양측 캠프가 이처럼 예민하게 신경전을 주고받는 것은 '통계적 정확성'의 문제는 아니다. 샌더스가 만일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면 이는 그의 지지기반이 백인에서 비(非) 백인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히스패닉계 표심은 미국의 서남부인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경선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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