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0대 학생들이 나치 시절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게 당국이 부여한 명예시민 자격이 지금껏 유지되고 있음을 캐내어 공식적인 박탈 결정을 끌어냈다.
이들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말 함부르크에서 '베르티니 용감한 청년시민상'을 받았다고 슈피겔온라인 등 독일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루트비히마인김나지움 학생 8명이 이 작업에 매달린 기간은 무려 1년이었다.
학생들은 학교가 위치한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州) 마을 위터젠이 1934년 11월 히틀러에게 준 명예시민 자격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문제의식은 히틀러가 여전히 이 지역의 명예시민 아니냐는 의심이 내내 찜찜하게 지속된 데 기인한다.
묻어두고 지나칠 수도 있는 과거사를 끄집어내 학생들은 집요하게 진실을 파고들었다.
학생들은 먼저 사회민주당 소속의 안드레아 한젠 위터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진상을 밝혀달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한젠 단체장은 명료하게 해명하지 못한 채 연방하원에까지 자료를 문의했지만, 위키피디아를 참조하라는 답변을 학생들에게 주는 데 그쳤다.
학생들은 그러나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나치 패망 이후 명예시민 자격은 유효하지 않게 됐다는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근거가 없음을 밝혀냈다.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역사학자와 지역 공무원들까지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한 지역 공무원에게서 1946년 관련 자치의회가 지위를 박탈했으며 이에 관한 글 기록도 있지만 찾을 수가 없다는 증언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아르비트 마이발트(16) 학생은 "이 모든 것이 우리 마을에는 불편했던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고 느낌을 말했다.
마이발트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 역시도 관계 당국들이 진상 파악에 미온적이었고 공식적인 지위 박탈을 질질 끌었다고 판단했다.
마이발트는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에 "의사록 같은 데에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박탈 처리를 했어야 했다"며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안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끈질긴 노고로 위터젠 당국은 결국 작년 12월 공식적으로 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밟았고, 별세한 저명 유대-이탈리아계 독일작가 랄프 조르다노의 자전적 소설명을 따서 이름붙여진 베르티니상은 학생들의 몫이 됐다.
독일에는 히틀러 생전에 그에게 명예시민 자격을 준 곳이 4천 개에 이르며 그 가운데 일부는 이번 경우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박탈했고 수 십 곳은 아직도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