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대권플랜 짜고 여론조사 의뢰”…힐러리 낙마 때 출마 관측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설이 돌았던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시장이 실제로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측근들에게 '대권플랜'을 짤 것을 지시했고, "10억 달러를 쓰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으며, 자신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여론조사까지 하는 등 출마 수순을 밟아가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주변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제3의 후보'로 가세할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된 대선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블룸버그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기업인이자 억만장자이고, 2002∼2013년 12년간 뉴욕시장을 지냈다.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또 적을 바꿨다.
NYT에 따르면 무소속으로 대선에 도전하는 계획을 짜보라는 그의 지시에 따라 측근들은 일련의 정책연설과 TV광고로 그를 홍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측근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테크노크라트, 경제를 이해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 초당적 시정 경험'의 면모를 부각시켰다고 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또 가까운 지인들에게 "최소한 10억 달러의 개인 돈을 쓸 용의가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공화·민주당의 유력 대권후보와 맞붙는 상황을 가상해 작년 12월 이미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대선의 풍향계인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의 결과가 나오는 2월초 이후 추가 여론조사를 맡긴다는 말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대권 도전 여부를 결심할 생각이라고 지인들은 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과거에도 공화·민주 양당의 구애를 받았으나 스스로 이길수 없다고 생각하고 링 위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마음을 바꾼 것은 '이번 대선판이 크게 잘못돼 있다'는 실망감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의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후보의 '강경 보수주의'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의 급부상에 몹시 분노해 있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불만도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클린턴 후보의 '좌클릭'에 더해, 자신이 뉴욕시장일 때 연방 상원의원 으로서 보조를 맞췄던 그가 최근 자신의 교육개혁 등을 비판한 것을 놓고 불쾌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클린턴 후보를 후원해온 금융계 인사와의 저녁식사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정직성과 '이메일 스캔들'을 문제삼으며 '결점 많은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가 한 번도 대선에서 당선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그의 대선행은 험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는 로키(low-key)에 중도적이라는 색채를 갖고 있으며, 실제로 극단적인 양당 정치를 비판해왔다. 금융가인 월스트리트와 가까우면서도 낙태와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등 정책 면에서는 리버럴한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애매함' 때문에 그가 보수·진보 어느 쪽의 고정표를 흡수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나 크루즈 후보가, 민주당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각각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비로소 블룸버그 전 시장의 정치적 공간이 열리며 '3자 각축'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클린턴 후보와 블룸버그 전 시장 모두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인사는 "만약 힐러리가 지명된다면 '힐러리 대세론'이 형성될 것"이라며 "마이크(블룸버그 전 시장)가 자살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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