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뇌연구원 맥케언 박사팀…‘뉴런’에 논문 발표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하거나 킁킁거리는 등의 '음성 틱(tic)' 장애를 유발하는 뇌의 부위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뇌연구원의 뇌질환연구부 케빈 W. 맥케언 박사 연구팀이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의 이상이 음성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교토대, 이화학연구소(RIKEN)와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뉴런'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틱은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행동이나 소리내기를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를 일컫는다. 눈 깜박임, 목 뒤로 젖히기, 어깨 들썩이기, 얼굴 찡그리기 같은 '운동 틱'과 헛기침하기, 킁킁거리기, 무의미한 단어나 문구를 반복하기, 외설적인 말 하기 같은 '음성 틱'으로 나뉜다.
이런 틱 장애는 어린이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인이 되면 저절로 치료되거나 증상이 약해진다. 하지만 틱 환자 100∼1천명 가운데 1명 정도는 1년 이상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투렛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문제는 이런 장애의 발병 메커니즘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따라서 치료법도 없다는 점이다.
맥케언 박사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인 원숭이를 이용해 뇌의 어떤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음성 틱이 발생하는지 실험했다.
이에 앞서 맥케언 박사는 2013년 원숭이 뇌의 조가비핵에 비쿠쿨린이란 물질을 주입해 이 부위가 운동 틱 발병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비쿠쿨린은 억제성 신경전단물질인 가바(gaba)를 억제시키는 약물로, 쉽게 흥분을 일으키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당시 연구에서 조가비핵은 음성 틱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따라 이번에는 변연계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인 중격의지핵에 가바 억제약물을 주입했다.
그 결과 이 원숭이에게서는 운동 틱은 나타나지 않고 음성 틱만 관찰됐다.
맥케언 박사 연구팀은 음성 틱 증상 때 발생하는 신경신호 등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음성 틱이 나타날 때는 뇌파 중 하나인 알파파(8∼12㎐)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대상피질, 중격의지핵, 일차운동피질에서 알파파와 동조화(coupling)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맥케언 박사는 "결론적으로 음성 틱은 감정 조절과 보상에 관련하는 중격의지핵과 일차운동피질, 전대상피질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맥케언 박사는 이어 "알파파와 이들 세 부위 간의 비정상적인 동기화를 약화시키면 틱 장애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기화 현상을 약화시키는 약물 치료나 뇌 심부 자극술 같은 수술법 등으로 음성 틱 환자들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 출신의 맥케언 박사는 한국뇌연구원이 뇌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3년 일본 교토대에서 유치한 연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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