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보육대란이 현실화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러다 보육시설에 못 보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달 20~25일은 유치원에서 교사 등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시기다. 20일 교육청이 교육지원청에 교육비를 교부하면 25일 유치원에 누리과정 지원비가 입금돼 이를 인건비 등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누리과정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유치원들마다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정부와 교육청이 해결해줄 것을 믿고 기다려온 유치원들은 당장 인건비 지급일이 닥쳤지만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불안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누리과정 지원으로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내온 학부모들은 "당장 교육비가 오르게 생겼다"며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 만 4세 자녀를 경기 광명시 소재 유치원에 보내게 됐다는 김모(38)씨는 "지원을 못받으면 50만원 가량을 내야 하는데 가계에는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아이를 유치원에 안보내진 못하니 다른 지출 항목을 줄이든가 해야겠다"고 걱정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누리과정 지원금이 중단될 경우 유치원에 못보내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경기지역 한 학부모는 "올해 아이가 5살이다.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기면 40만원 정도 내야 해서 못 보낼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 애 낳은 죄"라고 한탄했다.
차라리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겠다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3세와 5세 딸을 둔 김포의 한 학부모는 "지원이 안될 경우 대략 30만원 정도가 더 든다. 외벌이어서 부담"이라며 "둘째만 어린이집에 보내고 첫째는 집에서 가르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또다른 학부모도 "외벌이에 4세, 5세 아이가 있다. 어린이집에 정말 보내고 싶지만 원비가 많이 올라 정말 고민된다"며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답답해 했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한모씨는 "부모님께서 자녀를 돌봐주셨는데 올해부터 3세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이었다. 누리과정 지원을 받아 10만원만 더 내면 됐었다"며 "차라리 부모님께 1년 더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자 보육단체는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서울지회는 20일 낮 12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삭감을 원상 복구하거나 교육청이 유치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승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는 21일 부산에서 열리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누리과정 예산 관련 이 부총리와 교육감들이 두 번째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8일 이 부총리와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은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2시간가량 간담회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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