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범행 잔혹성 악마적이지만 당시 18세 미만…법정 상한형이 20년”

호송차에서 내리는 존 패터슨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검증기일인 2015년 12월 4일 오후 존 패터슨이 호송차에서 내려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이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7)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1심 마지막 공판에서 검찰은 "무기징역형을 내려 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됨이 마땅하지만, 사건 당시 18세 미만이었으므로 법정형의 상한인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을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해야 할 때는 그 형을 20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검찰은 "미래가 촉망되는 선량한 대학생이 숨졌고 피해자 가족의 행복이 치명적으로 파괴된 사건으로 사람을 칼로 9회 난자해 현장에서 사망케 한 수법은 그 잔혹성이 정말 악마적이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정에서 태연하게 마치 방청객처럼 재판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증스러운 양두구육(羊頭狗肉)의 모습이다. 이런 부분이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사건 현장과 같은 화장실 세트를 재현해 검증한 결과 피고인이 진범임이 더욱 분명히 확인됐다. 혈흔 등 여러 증거와 사건 전후 정황으로 봐도 피해자를 찌른 사람이 피고인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확신했다.
이 사건의 재수사를 맡아 패터슨을 진범으로 기소한 박철완 부장검사는 최종 의견을 진술하기에 앞서 "진범인 패터슨을 18년이 지나도록 법정에 세우지 못해 살인사건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 불합리한 상황을 초래했다.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늦게나마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게 되면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한(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국민은 정의가 반드시 실현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법질서 및 집행기관에 신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패터슨의 변호인은 "만약 패터슨이 범인이 아니라면 피해자와 유족이 위로될 수 없다. 중대한 오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터슨은 최후진술로 "검사가 기소한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나는 당시 에드워드 리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난 뒤 도저히 믿지 못했다"고 결백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1997년 4월 3일 오후 9시50분께 당시 17세였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37)는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살해된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사건 직후 살인범으로 단독 기소된 리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재수사 끝에 2011년 12월 진범으로 패터슨을 기소했다. 그는 검찰이 실수로 출국정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사이 1999년 8월 미국으로 떠나 지난해 9월 16년 만에 국내 송환돼 다시 재판을 받았다.
선고 공판은 이달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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