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수구로 도피 시도…멕시코 검찰 “미국 인도에 1년 이상 걸려”

지난 8일(현지시간) 멕시코 시날로아 주의 한 은신 가옥에 숨어있다가 해군 특수부대에 검거된 호아킨 구스만.(AP=연합뉴스DB)
멕시코 연방교도소를 탈옥한 지 6개월만 붙잡힌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은 군의 작전이 시작되자 하수구를 통해 달아났다가 검거된 것으로 밝혀졌다.
멕시코 해군 특수부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시날로아 주 로스 모치스 시에서 검거에 나선 과정을 촬영한 멕시코 방송사 텔레비사가 11일 이같이 보도했다.
구스만은 그의 조직원들이 은신해 있던 가옥 옥상 등에서 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어수선한 사이 가옥 내 의상실 거울 뒤에 만들어 둔 비밀 통로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하수구에서 몇 시간을 숨어 있었다.
그러나 비가 오면서 하수구에 물이 차자 가옥과 1.5㎞ 떨어진 곳의 맨홀 뚜껑을 열고 나오려다가 붙잡혔다.
구스만은 검거되는 순간 "이제 내 휴가는 끝났다"는 말을 했다고 텔레비사는 전했다.
구스만은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처음 체포돼 멕시코로 압송돼 복역하다가 2001년 1월 세탁 용역 차량에 숨어 탈옥해, 13년간 도주 행각을 벌였다. 그후 그는 2014년 2월 멕시코 서부 해변에서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돼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작년 7월 또 탈옥했다
그가 은신처에 유사시 도망갈 수 있는 통로를 항상 조성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군은 이번에는 그를 놓치지 않았다.
2013년말 구스만을 쫓던 멕시코군과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근거지인 시날로아 주도 쿨리칸의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욕조 밑에 조성해 둔 미로 같은 지하 탈출 통로로 빠져나간 뒤였다.
이번에 구스만이 은신해있던 로스 모치스의 가옥 욕실 안에는 2명의 여성이 숨어 있었고, 마약갱단 여자 두목을 소재로 한 드라마 '남부의 여왕' DVD도 발견됐다.
'남부의 여왕'은 지난해 10월 미국 영화배우 숀 펜이 구스만을 인터뷰할 수 있도록 주선한 멕시코 여자 배우 카테 델 카스티요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다.
멕시코 일간 엘 우니베르살은 숀 펜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과 카스티요가 지난 10월 2일 중부 과달라하라의 한 공항에 내려 구스만의 조직원으로 보이는 남성과 인사를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숀 펜과 카스티요는 이후 경비행기를 타고 시날로아 주와 인접한 두랑고 주의 한 산악지역에서 구스만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지역의 정부로부터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를 받는 구스만에 대한 미국 신병 인도 절차를 공식으로 벌이기로 했으나,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구스만의 변호사 측이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을 벌일 경우 인도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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