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오케스트라는 없다. 나쁜지휘자가 있을 뿐이다.”이 명언을 남긴 음악가는 19세기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한스 폰 뷜러다. 그는 바그너의제자였다. 그런데 스승인 바그너가그의 아내인 코지마를 유혹하여아이까지 낳는 바람에 결혼이 파경에 이른 불행을 겪어야 했다. 바그너와 리스트가 19세기 음악계의카사노바였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케스트라의 운명은 지휘자에게 달려있다. 아무나 지휘봉을 잡는다고 명연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휘자가 카리스마가 있거나리더십이 있어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법이다.
토스카니니는 리더십은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는 ‘무대 위의 독재자’로 불린다. 자신이 원하는 화음이 나오지 않으면 지휘봉과 악보를 던지는등 연주자들을 혹독하게 다루었다.
연주자들에게“ 노(NO)!”를 하도 많이 소리 질러 ‘토스카노’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성격이 얼마나급했던지 80세가 되어서도 계단을두 개씩 한꺼번에 건너 뛸 정도였다. 불같은 성격으로 사람들과 마찰을 빚는 자신을 그는 이렇게 변명했다.“ 나는 노인이다. 그런데 신은 왜 열일곱 소년의 피로 나를 괴롭히는 걸까.”토스카니니는 원칙과 도덕적인의식에 강했다. 무솔리니 정권이파시스트 당가인 ‘조바네차’를 연주하라고 했을 때 “이런 곡은 음악도 아니다”라면서 거부했다. 나치가 유태인을 박해한다는 이유로독일에서의 공연도 거절했다. 이런불같은 성격이 오히려 그의 카리스마를 형성하는데 한몫했다. 단원들은“ 파파를 기쁘게 해주자”며 그를따랐다.
반면 토스카니니와 동시대의 거장으로 꼽혔던 독일의 푸르트뱅글러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형제처럼 대하고 그들의 인격을 최대한존중해 베를린 필하모니를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푸르트뱅글러는 토스카니니가 갖추지 못한 리더십을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푸르트뱅글러의 이같은 자세는 프랑스 출신의 명지휘자 몽퇴(보스턴 심포니)와 비슷하다.
눈을 감은 채 경이로운 에너지를 뿜어내며 지휘하는 카라얀(베를린 필)도 리더십과 카리스마를다 갖춘 지휘자였다. 카라얀의 카리스마에 반해 그의 연주 때마다앞자리를 메우는 부유층 중년여성팬들이 있었는데 카라얀은 이들의환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대를퇴장하고는 했다. 오늘 신문에 정명훈씨와 서울 시립교향악단의 불협화음이 보도 되었는데 이는 정명훈씨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때문인 것 같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는 교향악단지휘자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치에서도 필요불가결의 요소다.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누구나 리더십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카터를 보라. 정직하고 성실하고 노력파였지만 그는 리더십이 없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더십이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며 이끌고 가는 힘이다. 리더는 설득력이있어야 한다. 말만이 아닌 행동과결과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지도자를 꼽으라면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될 것이다.
그는 겸손하고 야당을 포용할 줄아는 정파를 초월한 정치인이다.
극과 극이 부딪치는 이 시대에 화해와 융화를 가져온 리더다. 타임지가 메르켈을 ‘2015년의 인물’로선정한 것은 리더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평가한 것이다. 그는 독일의총리가 아니라 유럽의 총리며 세계를 이끄는 참다운 지도자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모두 지닌 그는이 시대 정치인들의 멘토다.
<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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