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 여파 미 대사관 심사 깐깐‘
▶ 장기체류 의도’판정 재입국 막혀
내년 2월이면 학생비자(F-1)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유학생 이모씨는 I-20를 연장하고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스탬프를 새로 받기 위해 얼마전 한국에서 나갔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대사관의 영사가 이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비자 갱신의 필요성을 못찾겠다”며 연장을 거부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씨는 비자 스탬프를 재발급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곧 돌아올 생각으로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이씨는 “몸만 한국에 나온 상황이라 미국에 짐과 차량 등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잇단 테러 여파로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는 등 미국 입국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비자 강화가 주한 미국대사관 등 해외 영사관에서 비자를 연장해야 하는 케이스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한 미국대사관은 방문비자로 미국을 찾은 후 I-20나 비이민 체류신분으로 바꾼 이들의 인터뷰 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가주 지역 한 한인 운영 대학에서 2년 동안 공부한 김모씨도 반강제 기러기가 된 상황이다. 학생비자 신분으로 가족과 미국에 머물던 그는 3개월 전 혼자 한국에 나갔다가 미국 재입국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어학원이 아닌 정식 대학에서 I-20를 발급받아 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대사관 영사는 방문비자 출입국 및 대학 기록을 보더니 장기체류 의도가 보인다며 비자 스탬프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 입국과 비자에 대한 심사 강화 분위기 속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스탬프를 받아야 하는 한인들 고민이 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체류신분을 변경한 뒤 한국을 오가야 하는 이들은 비자 스탬프가 거절됐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와 관련 한 어학원 대표는 “요즘 20대 후반 연령대가 학생비자 스탬프를 신청할 경우 50%는 거절되고 있다”며 “미국대사관은 신청자들이 학생비자를 미국 장기체류 수단으로 활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안다. 결국 미국행을 바라는 이들이 학생비자를 우회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거부율도 높아지고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에서 취업비자(H-1B) 승인을 받은 후 한국에서 비자 스탬프를 시도했던 일부 한인들도 스탬프 발급이 지연되는 경우를 겪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프랑스 테러와 샌버나디노 테러 이후 미국 입국을 위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와 각종 비이민신분 비자 발급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연방 의회는 이민서비스국(USCIS)의 최근 취업비자 규제 법안을 여러 개 발의하는 등 여론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도 “VWP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는 제안들이 현재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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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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