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오후 전북 순창군 정동영 전 장관의 자택에서 정 전 장관을 비공개로 만나고 있다. 이날 ‘문-정 회동’은 예정된 만남이 아닌 급작스럽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12.18.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오후 전북 순창을 방문, 칩거 중이던 정동영 전 의원을 만나 복당을 전격 제의했다.
이들은 1시간25분여 동안 배석자 없이 단 둘이서 긴 대화를 나눴지만, 정 전 의원은 문 대표의 복당 제안에 대한 확답은 일단 미뤄둔 모양새다.
문 대표 측 한 측근에 따르면 문 대표는 이날 오후 7시35분께 정 전 의원 자택을 찾아 정 전 의원과 만남을 가졌다.
문 대표는 이날 전북 지역에서 별도 일정이 없었음에도 회동을 위해 지방행을 강행했으며, 정 전 의원의 자택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동안 정계를 떠나 칩거를 이어오던 정 전 의원에게 새정치연합에 복당해 총선 국면을 함께하자는 요청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정 전 의원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대정신이라고 할 극심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강력한 야권의 연대전선이 필요하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의 경제 실패와 민생파탄으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을 출범하게 한 데 책임이 있고 저는 박근혜 정권을 출범하게 한 데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실패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며 "2017년의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총선부터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의 이 같은 복당 제안은 최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호남 비주류를 중심으로 깊어지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만을 다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때 대선 후보로도 나섰던 정 전 의원이 안 의원 측에 합류하는 것을 막아 안 의원의 세 확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정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의 말에 "마음은 형제"라며 "정동영의 심장에는 야당의 피가 흐른다. 문 대표의 말처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허용해 그 결과 국민들의 고달픈 삶을 허용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아울러 "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며 "제 심장의 맥박이 빨라질 때는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꿈을 꿀 때다. 그것을 위해 큰 틀에서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그러나 "복당을 수락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금은 다른 길에 서 있다"며 "먼 길을 와줘 문 대표에게 감사한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표는 이 같은 정 전 의원의 대답을 두고 "복당 거절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선 마음은 형제라는 말에 희망을 갖고 간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아울러 "만남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 전 의원은 이미 멀리 온 것 아니냐고 말했고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당 많은 동지들이 다시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정 전 의원은 4·29 보궐선거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관악을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 정계를 떠나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왔다.
그는 지난 7월부터는 씨감자 농장에서 지내왔으며,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9월 천 의원 차녀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 모습을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정계 복귀를 묻는 목소리에 "11월에 내가 재배한 씨감자를 캐게 된다"고 모호한 대답을 한 바 있다.
이날 회동으로 향후 정 전 의원이 복당을 통해 안 의원 탈당 이후 연일 책임론에 시달리는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