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대선과 동시에 하원 435석 전체, 상원 34석 선거 치러
▶ 폴리티코 ”트럼프 변수 지속땐 공화 ‘수성’ 쉽지 않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 파동을 바라보는 미국 공화당의 우려가 대선에만 있는건 아니다. 오히려 '아성'이라고 할만한 의회의 다수당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욱 커 보인다.
내년 11월 8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상·하원 의원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 때문이다. 히스패닉계와 무슬림 사회가 등을 돌리는 차원을 넘어 당의 존립기반인 정체성과 이미지를 갉아먹는 치명적 타격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자 기사에서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후보를 '캐피톨 힐'(의회) 다수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발언이 당에 회복 불능의 위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쌍끌이'하는 데 성공한 공화당이지만, 내년 선거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게 폴리티코의 지적이다. '트럼프 변수'가 아니더라도 선거환경이나 여론흐름상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상원의 경우 전체 100명 가운데 34명이 선거대상이다. 이 중 공화당이 현역인 지역이 24곳이고, 민주당이 현역인 지역이 10곳으로 선거전문가들은 공화당의 '수성'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원의 공화당 의석수는 54석으로 민주당의 46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포함)보다 8석이 많지만, 이번 발언 파동과 같은 돌출 악재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공화 우위 구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원의 경우 전체 435명이 선거대상이다. 현재 공화당은 247석, 민주당은 188석으로 확고한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전국적 민심의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은 현재 10여 석 정도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변수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전국 민심의 풍향이 좌우하는 대선과 지역선거의 성격이 보다 강한 의회선거가 반드시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년은 대선의 영향력이 전체 선거판을 지배하는 '대선의 해'인데다 같은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연관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
2005년과 2006년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의장을 맡았던 톰 콜(오클라호마) 의원은 "공화당의 대선후보만큼 공화당 의회선거에 영향을 주는 이는 없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미국 선거역사상 대선과 의회선거 간의 상관도가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의회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얘기다.
현 NRCC 의장인 그레그 월든(오리건) 의원은 "지금 트럼프의 발언은 민주당과 경합 중인 우리 지역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의장인 스티브 스티버스(오하이오) 의원은 "(트럼프의 발언은) 재앙적이며 우리의 의석을 많이 잃을 것"이라며 "그가 대선후보로 지명된다면 이길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단 공화당 의회 지도부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가치를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식으로 '선 긋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일반 유권자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의회의 수장이자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지난 8일 트럼프의 발언을 "수정헌법 위반"이라고 공개로 비판하고 상원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가 "미국의 가치와 전적으로 불일치한다"고 비난했다.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하는 대럴 이사(캘리포니아) 의원은 "트럼프는 미국 주류의 시각을 반영하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트럼프를 '광대'라고 비난한다면 유권자들은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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