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오락용 마리화나(대마초)를 허용한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관광객이 늘면서 대마초 합법화가 `일등 공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콜로라도 관광청은 올해 4∼9월까지 6개월간 콜로라도 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2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덴버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모두 26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콜로라도 관광청은 지난해부터 53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삶의 활력을 위한 방문'(Come to Life)라는 관광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실제로 이 관광 캠페인은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광고 캠페인 비용으로 쓴 1달러당 관광 수익금은 지난해 344달러에서 올해 490달러로 상승했다. 하지만, 콜로라도 관광청의 관광 캠페인에는 `대마초 합법화'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콜로라도 관광청은 최근 시카고와 댈러스, 휴스턴, 인디애나폴리스, 밀워키, 샌디에이고, 세인트루이스 등 타깃시장의 관광객 3천2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 가운데 약 10%는 올해 4∼9월 콜로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관광 캠페인을 보고 콜로라도를 찾은 관광객의 49%가 "대마초 합법화가 콜로라도 관광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한 대목이다.

문제는 콜로라도를 방문한 관광객 가운데 8%만이 대마초 판매소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콜로라도 관광객 중에서 대마초 판매소를 방문한 비율과 일치한다.

다만 "콜로라도 관광 목적이 대마초 합법화 때문"이라고 밝힌 관광객 숫자가 지난해보다 올해 급격히 상승했다. 대마초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관광객이 많지만, 대마초 구입으로까지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는 콜로라도 관광객 가운데 65%가 대마초가 관광 목적은 아니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대마초가 관광 목적이라고 밝힌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콜로라도 관광청은 밝혔다.

최근 콜로라도 관광청장을 퇴직하고 대마초 관련 회사 이사로 합류한 앨 화이트는 "대마초 합법화로 콜로라도 관광객이 늘었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지만, 여러 지표를 볼 때 대마초 합법화가 관광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데니스 밀러도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과 상관없이 콜로라도 관광에 대마초 변수가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