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찰스턴에 있는 주립 군사 사관학교인 시타델(Citadel)이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을 떠올리게 하는 두건을 쓴 사관후보생들로 발칵 뒤집혔다.
1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흰색 베갯잇을 머리에 쓰고 흰색 티셔츠를 입은 이 학교 사관후보생 8명이 한데 모여 노래를 부르는 사진 한 장이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을 강타했다.
KKK를 연상시키는 흰색 두건을 쓴 7명은 1학년생이고, 나머지 한 명은 이들의 상급생이었다.
학교 측의 초기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를 앞세운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 부문의 노래를 부르던 중이었다.
학생들의 설명과 달리, 흰색 위주의 복장과 양쪽 눈 부문만 뚫은 흰색 두건은 KKK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예비역 공군 중장 출신의 이 학교 교장인 존 로사는 "매우 모욕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라면서 "명예, 의무, 존중이라는 학교의 핵심 가치와도 맞지 않는다"며 이 사진에 연루된 학생 8명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천300명의 사관후보생이 이 학교에 재학 중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학교 동문회 페이스북에 분노와 당혹감이 주를 이룬 글이 쏟아졌다.
NBC 방송에 따르면, 한 동문은 전체 학생을 욕 먹이는 어리석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연루 학생들을 강력하게 비난한 뒤, 재빨리 조사에 착수한 학교 측의 태도에 박수를 보냈다.
학교 당국을 겁쟁이 같다고 비난한 이도 있었지만, 학내 소수 인종 동문은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을 내버려둬서는 안 되며 앞으로 어떻게 조사가 진행될지 지켜보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ABC 방송은 1986년에도 이 학교에서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고 소개했다. 당시 백인 사관후보생 5명이 흰색 옷을 차려입고 흑인 사관후보생 방을 찾아가 검정 숯으로 쓰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흑인 후보생은 학교를 자퇴했고, 이후 흑인 사관후보생 200명이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지난 6월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이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성경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살해한 참사의 지역이다. 연방 정부와 수사 당국은 이를 흑인에 대한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용의자 딜런 루프를 단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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