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이 휴대폰ㆍ컴퓨터ㆍTV 등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6시간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특히 페이스북ㆍ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들의 동정을 수시로 살피며 인기있는 그룹에 끼어보려고 안간힘을 다한다.
컴퓨터게임 그룹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 친구의 성적 수준을 맞추려고 적당히 공부하고, 페이스북에서 만난 친구가 여름방학 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중국에 간다고 따라가며, 멕시코에서 집짓기 도우미로 봉사한다고 만사 제쳐놓고 뛰어든다.
무슨 이유로 그런식으로 친구를 따라가느냐 물어보면“친구로부터 인정받고,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그런 ‘우리’라는 울타리에 거주하며 연대감을 느끼는 동안 ‘나’라는 일인칭 단수를 잊어버리고 있다.
그룹사진을 보고 “나는 어디에 있지?”라며 나를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인간이다. 즉 자기 중심적인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인간의 본성대로 살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국가가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어보라”는 케네디의 말, 드라마디데이에서“나라 경제를 살리는 대의를 위해 개인의 희생도 필요하다”라는 특임장관 구자혁의 발언이 좋은 예다. 또한 지난 4월 미국 중부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미시시피강이 범람하자 강의 상류 일리노이주부터 하류 멕시코만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과 농경지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와중에, 루이지애나주지사는 대도시 뉴올리언스의 수몰을 막기 위해 근처의 작은 마을과 농경지를 침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못지않게 학교ㆍ종교기관ㆍ자선단체는 항상 남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라고 외친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가르침을 한 꺼풀 벗겨보면, 소수의 무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들을 복종시키려고 꾸며낸 명령이다. 이에 역행하여, 자신을 우선시하는 행동을 하면 자연스레 죄책감을 느끼도록 유도한 것이 그 명령이 노린 심리적 효과다.
인간의 본능에 따라 개인주의자로 사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기주의자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내키지 않는 호의도 베풀고, 봉사라는 명목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한 여학생은 SAT시험이 내일인데 오늘 영화구경을 같이 가자는 친구의 간청을 뿌리치지 못해 자신의 성적은 곤두박질 당하고, 정신적으로 시달린 끝에, 결국 우정을 증오로 변질시켰다.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희생까지 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보다 친구를 우선시함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역사에 남은 인물 가운데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았다라는 점이다. 해서, 진정으로 사회에 공헌하기를 원하는 학생은 일인칭 단수를 중심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쫓아다니기 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일에 심각한 저울질을 해야 한다. 몽테뉴의 <수상록>을 여러 번 되뇌면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 자신이 될 줄 아는 것이다. 우리의 한 부분은 사회의 몫이지만 가장 귀중한 부분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타인에게는 자신을 빌려주어야 하지만, 자신에게는 모두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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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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