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중에는 진짜로 여겨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수없이 많고 반대로 가짜로 보이는 진짜 다이아몬드도 굉장히 많다. 진짜 다이아몬드인가 가짜 다이아몬드인가는 그가 현직에서 물러난 후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평가 받게 된다. 부시 대통령(아버지)이 바로 가짜 다이아몬드로 취급받은 진짜 다이아몬드 케이스에 속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잘못된 평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이다”라고 말한적이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늘의 공화당을 보고 있노라면 “부시가 유능한 대통령이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미국 제41대 대통령 조지 H.B. 부시의 회고록이 출판 되었다. 그는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아버지며 ‘부시 시니어’로 불리 운다.
부시는 걸프전쟁에서 승리, 쿠웨이트를 구했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소련의 개입을 막아 독일 통일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옐친 집권을 도와 소련군부의 쿠데타를 막았으며 파나마에 침공하여 노리에가를 마약사범으로 체포했다. 또한 고르바초프를 설득하여 쿠바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 여단을 철수케 했으며 4.29 LA폭동을 수습했다.
부시와 고르바초프의 관계는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떠나 개인적인 우정의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소련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고르바초프는 사실상 KGB에 의해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다. 옐친이 이때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군부가 고르바초프를 제거하지 못하도록 세계 지도자들이 소련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부탁했으며 부시는 이를 적극 도왔다. 뿐만 아니라 소련군부의 강경파 야나예프에게 전화 걸어 고르바초프의 신변안전을 강력히 주장한 사실이 회고록에서 밝혀져 있다. 소련군부의 쿠데타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고르바초프는 연금에서 풀려난 후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귀하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 합니다”라는 말로 감사를 표현했다고 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부시는 침묵을 지켰다. 소련을 자극하면 독일 통일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여론은 부시가 왜 이 역사적인 광경에 대해 한마디 언급이 없느냐면서 그의 정치력 부재를 나무랐지만 부시는 노코멘트로 일관 했다. 고르바초프는 미국이 베를린 장벽 사태를 둘러싸고 과잉반응을 보이면 걷잡을 수 없는 후유증이 발생한다며 부시에게 조용히 있어줄 것을 부탁했다. 소련이 독일통일을 겁내는 이유는 통일된 독일이 NATO에 가입할까바였다. 그래서 소련의 외무장관 셰바르드나제는 소련은 동독을 자유화하되 동서독 분단이 5년간 더 유지되는 것을 원한다고 미국에 통보해온 것을 부시회고록은 밝히고 있다. 부시와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긴급의논 끝에 소련이 독일통일을 방관하는 조건으로 서독이 소련에 경제 원조를 하겠다는 안을 마련, 콜 총리가 직접 모스크바로 날아가 고르바초프에게 제의했으며 소련이 이를 수락한 비사도 설명되어 있다.
부시는 레이건에 가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무슨 업적을 남겼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는 고르바초프와 협상하여 동서독 통일을 결정적으로 도왔으며 NATO를 군사동맹 기구에서 정치동맹 기구로 성격을 바꿈으로써 소련을 안심시켜 동서해빙 시대를 25년간 열어 놓았다. 부시가 걸프전쟁에서 이라크를 굴복 시키고 점령하지 않은 것도 오늘의 IS테러 사태를 고려해볼 때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공화당 대통령 경선후보 중에는 부시만한 인물이 없다. 그래서 부시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는 위대한 대통령은 아니지만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가짜 같이 보이는 진짜 다이아몬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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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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