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부분은 광고를 통해 공개되지 않는다. 회사에서 일손이 필요하면 이미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먼저 알리고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 부탁합니다”라는 입소문을 통해 사람을 찾는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따로 광고를 내거나 채용 담당 회사에 의탁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검증된 직원이 소개하는 사람이 믿을 만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모집 광고로부터 시작해서 고용하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50일 이상의 기간을 단축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직원 채용 광고를 내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대규모 주식회사가 직원을 대거 공개 채용한다는 광고를 내면 “경비절감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 회사의 주식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입소문을 통해 일자리를 채우기도 한다. 회사의 연구 개발 부서에서 기술 요원 몇 명을 고용한다고 공개모집을 하면 경쟁회사가 알아차리고 기획하고 있는 비밀 프로젝트의 내용을 빼내려고 하기에 그것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입소문으로 필요한 인재를 조달한다. 경기침체와 예산삭감에 따라 직원을 일시적으로 정리해고 했다가 상황이 좋아지자 공개채용을 하지 않고 해고됐던 옛 직원을 재고용 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자리의 절반 정도는 공개되지 않고 내부의 입소문과 인맥을 통해 채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소문과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얻어 내는 취업자는 10명 가운데 한 명 정도다. 왜 일까.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이 누구나 사용하는 방법을 택하기 때문이다. 즉, 몬스터 같은 일자리 사이트를 뒤지거나, 링크트인 같은 프로페셔널 네트워크에 이력서를 올리거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등 주로 온라인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만 붙드는 것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일단 온라인에 공개 된 일자리는 누구나 손쉽게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심하다. 공개 모집하는 일자리 한 개마다 지원자의 숫자는 평균250명이고, 그 중10% 정도가 인터뷰 초청을 받고, 마지막으로 한 명이 뽑힌다.
둘째, 온라인을 통해 이력서를 뿌려 놓고 기다리면 누군가 읽어보고 연락을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력서는 채용담당자가 직접 읽는 것이 아니라 먼저 로봇 혹은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읽는다. 그 과정에서 이력서의 70%는 사람이 읽는 단계에도 이르지 못 하고 퇴짜를 맞는다. 설사 채용담당자가 읽는다 하더라도 이력서를 보는 시간은 평균 6초에 지나지 않는다.
수동적 태도로는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회사에 찾아가서 채용담당자의 얼굴을 맞대고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회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수 있는 지를 말할 때 비로소 조금씩 문이 열리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평소에 취준생의 관심 분야에 관련된 컨퍼런스나 트레이드쇼에 참석해 인맥을 쌓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미국 굴지의 컴퓨터 네트워킹 회사인 시에나의 총수는 최근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취준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대학생들이 지식과 기술 습득에 힘쓰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를 소홀히 한다. 그렇지만, 인간 관계를 소홀히 하면 언젠가는 앞길이 막히는 곤욕을 치를 것이다. 성공에 가장 큰 역할이 바로 인간관계다.”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 보이지 않는 일자리가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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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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