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여학생 A양은 페이스북에서 또래 남학생과 인터넷 친구가 됐다. 잘생긴 남학생이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하자 설렘도 느꼈다. A양은 남학생과 카톡 등 메신저 앱 아이디를 교환했고 짧은 시간 급격히 친해졌다. 며칠 뒤 남학생이 직접 만나자는 제안을 하자 A양은 부모 몰래 낯선 장소에 나갔다. 하지만 약속한 장소에는 성인 남성이 나타났다.

#미성년자 남매를 둔 B씨 부부는 밤늦도록 자영업을 하며 맞벌이를 하고 있다. B씨는 자녀들이 중고등학생이라며 ‘자율’을 부여했지만 방종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B씨는 딸이 소셜미디어로 만난 남자가 혼자 있는 집에 놀러가도 되냐는 물음에 흔쾌히 현관문을 열어준 모습에 경악했다.

이처럼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 관리에 보다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가 인기를 끌면서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만남을 갖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나 신원을 가장한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미성년 대상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크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무감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인 등 부모들은 유튜브에 올라온 한 실험영상을 여기저기 추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위험성’(The Dangers Of Social Media)이란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은 미성년자들이 자칫 신변 위협을 받을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타인을 만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을 제작한 성인 남성은 일부러 페이스북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잘생긴 10대 소년인 척 가장했다. 그는 중고등학생인 미성년 소녀들에게 친구를 요청했고 대부분 흔쾌히 수락했다. 이후 미성년 소녀들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온라인 친구의 호감 표현에도 적극 응했다. 이 남성은 소녀들에게 낯선 장소에서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다.

한 소녀는 가족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이 낯선 약속장소에 나갔다. 또 다른 소녀는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는 집안 문을 스스럼없이 열어줬다. 심지어 세 번째 소녀는 집 앞에 도착했다는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고 차에 적극 올라탔다.

영상 속 실험에 응했던 부모들은 자녀의 몰지각한 행동에 충격을 받고 대부분 울먹였다. 실제 상황일 경우 납치 등 범죄자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자녀를 다그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조회수 4,010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페이스북에 영상을 공유한 한 부모는 “설마하고 봤는데 결과가 너무 무섭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짜 페이스북 친구를 철석같이 믿고 위험한 행동에 나선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 상담전문가들은 미성년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은 소셜미디어 범람으로 너무 흔해졌다고 경고했다.

기독교상담소 염인숙 소장은 “자녀가 중학교만 들어가도 혼자 알아서 잘 생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신경을 안 쓸 때가 많다”며 “14세 소녀가 슈가대디를 만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외부 접촉에 제한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염 소장은 “부모들은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시대흐름을 파악하고 가정 내 규율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알아서 크겠지’ 하고 놔두면 오히려 역효과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