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시리즈-도 넘은 한인대학생 일탈
▶ (1)클럽 탈선에서 마약까지
입장료·엑스터시 등 구입비 50달러면 ‘흠뻑’
뉴욕 일원 일부 대학생들의 일탈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교내 사교클럽 동아리를 통해 폭음 문화를 즐기거나 무자비한 신고식 행태로 인해 한인 학생들이 형사 처벌을 받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고,<본보 10월13일자 A2면> 학교 밖에서는 클럽 등에서 파티를 즐기며 마약을 접하는 일들이 주변에서 손쉽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뉴욕 일원 명문대 재학생들 가운데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힘든과정을 거쳐 명문대에 진학시킨 뒤 자녀들이 공부만 열심히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한인 학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뉴욕의 한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한인 이모(22)씨. 오랜만에 학교 친구들과 맨하탄 한인타운에서 술을 마신 뒤 새벽 2시경 친구들과 함께 찾아간 곳은 미드타운 웨스트사이드 위치한 ‘P’ 클럽이다. 이씨는 ‘좀 놀 줄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광란의 밤을 보냈다. 문제는 이 같은 클럽에서 학생들이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마약’을 너무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씨의 고백에 따르면 보통 클럽 화장실 등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슬며시 다가가 마약을 칭하는 은어인 ‘캔디’(Candy)나 ‘알약’(pill)을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물으면 클럽 안의 ‘딜러’를 알려준다.
딜러로부터 ‘엑스터시’나 ‘스페셜 K’ 같은 알약 타입의 마약 한 정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개 25달러 가량. 클럽 입장료를 포함해 50~100달러가량의 저렴한 비용이면 쉽게 탈선이 가능한 현실이다.
이씨는 "한인 학생들이 맨하탄내 한인 클럽을 찾아갈 경우는 대개 파트너를 찾기 위한 ‘부킹’에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위 ‘춤추고 놀기 좋은 곳’으로 소문난 미국 클럽의 경우 마약 구입을 염두에 두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맨하탄 미드타운의 ‘P’ 클럽 뿐 아니라 다운타운, 첼시는 물론 퀸즈 롱아일랜드시티 등의 이름난 클럽을 주말 밤에 찾을 경우 구석구석에서 무리지어 노는 한인 대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 클럽을 찾는 한인 대학생들은 뉴욕 현지 태생의 2, 3세뿐 만 아니라 한국 유학생들도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학생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퍼진 소문을 듣고 맨하탄 유명 클럽에 갔다가 호기심에 마약까지 접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심한 중독증상을 느끼지 않았다"며 "클럽에서 술에 취한 뒤의 좋은 기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엑스터시 등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중독 증상까지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특히 한인 유학생들 가운데 홀로 생활하는 고독감을 견디지 못해 친구 따라 매주말 클럽을 전전하다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처럼 한번 마약을 접한 뒤 중독으로 이어질 경우 클럽을 벗어나 이베이, 크레이그리스트 등의 인터넷 사이트까지 뒤지며 마약 구입 경로를 확대하게 되며 이를 통해 폭력, 매춘, 강도 등의 제2차 범죄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인 약물중독 상담가들은 "보통 중•고교 시절 별 문제가 없었던 학생들도 대학에 진학한 뒤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감당하지 못하고 일탈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점점 마약을 접할 수 있는 방법과 장소가 보다 다양해지고 있어 학부모들이 보다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천지훈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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