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째 한글 가르치는 `뉴욕의 한글 전도사’ 김수진씨

뉴욕한국학교 고등반 교실에서 지난달 추석 전날 학생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는 김수진(오른쪽에서 세 번째) 교사. <연합>
“어린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교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뉴욕의 한글 전도사’로 불리는 김수진(46) 교사는 현재 지역 일원 3개 기관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주중에는 한국계 학생이 한 명도 없는 뉴욕시 공립학교인 베터 러닝 브롱스 차터 스쿨에 출근해 400여 명의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을 가르친다. 2년 전보다 수강생이 무려 2배 늘었다.
토요일에는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학교인 뉴욕한국학교에서 한글과 한국 문화를 전파한다. 이 학교에도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계를 사위나 며느리로 맞은 외국인 부부에서부터 한국과 아무 상관없는 순수 외국인 가정까지 비 한국계 등록생이 많은 곳이다.
이외 지난해 9월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퀸즈공립도서관에서 2시간 동안 비 한국계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사는 ‘한글 전도사’라는 평가에는 손사래부터 친다. 한글을 잘 가르치고 한글에 대한 애정이 훨씬 많은 사람도 많다면서 자신은 비교도 안 될 정도라고 겸손해했다.
12년 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11년 전 뉴욕 플러싱에 있는 한 교회의 한글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국어 교사를 했다는 이유로 한글교사를 맡았다"는 그가 한국계 어린이들에게서 처음 느낀 것은 안쓰러움이었다고. "한국인의 모습도, 미국인의 모습도 볼 수 없었어요. 언어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어두운 면을 많이 느꼈어요."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한글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어린이들이 자신감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책임감까지 느끼는 것을 봤다"면서 "한글 교육이 단순히 글자 깨우치기가 아니라 인생의 책임감을 불어넣는 수단임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한글교육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김 교사는 “세종대왕이 글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백성을 사랑해 만든 글자라는 설명과 함께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죽기 직전까지 한글을 가르치면서 사랑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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