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R.E.M.의 리드 싱어 스타이프(EPA)
어제의 막말을 오늘의 새로운 막말로 뒤엎는 기행으로 거침없이 보폭을 넓히는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69)가 이번에는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1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록밴드 R.E.M은 1987년 히트곡인 ‘잇츠 디 엔드 오브 더 월드’(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And I Feel Fine))를 트럼프가 허가도 없이 사용한 것에 격분했다.
트럼프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란 핵협상 반대 집회에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함께 연사로 등장하면서 이 노래를 틀었다.
R.E.M의 리드 보컬인 마이클 스타이프는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를 사용한 트럼프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권력에 굶주린, 관심을 끌려는 가련한 존재들"이라고 칭한 뒤 "엿이나 먹으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밴드의 노래와 내 목소리를 당신들의 멍청하고 가식적인 선거 운동에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R.E.M은 페이스북 공식 팬 페이지에서는 정치인들을 향해 우리 노래를 정치 행사에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았기에 당장 사용을 멈춰 달라고 요청한다고 좀 더 정중하게 표현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에도 캐나다 출신 가수 닐 영의 ‘로킨 인 더 프리 월드’(Rockin’in The Free World)라는 노래를 선거 유세 때 틀었다가 망신을 샀다.
영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트럼프가 이 노래를 선거 유세 때 사용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면서 "게다가 영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해 트럼프에게 제대로 한 방 날렸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인도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자 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한다.
록 그룹 서바이버는 최근 느닷없는 장면에서 그룹의 히트곡이 나오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 맞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다가 구치소에 갇힌 켄터키 주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가 8일 석방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를 때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는 영화 ‘로키’에 삽입된 곡으로 서바이버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로 격려를 위해 방문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 기쁨을 만끽한 데이비스와 배경음악으로 깔린 ‘아이 오브 더 타이거’는 마치 데이비스를 ‘신념을 지킨 챔피언’으로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이 노래의 공동 작곡가인 짐 페트릭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면서 "데이비스를 위해 이 노래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어서 곧 음반사에서 사용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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