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이애그라, 대폭 할인가 판매! 무료 배송, 처방 없어도 됩니다”인터넷을 검색하면 이같은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약품을 팔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들을 수도 없이 만날 수 있다. 바이애그라뿐 아니다. 혈압강하제나 콜레스테롤 약, 심지어 항생제들까지 온라인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약품에서부터 일반 약품에 이르기까지 처방 없이 할인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이같은 사이트에서 믿고 약품을 사서 복용해도 될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이들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는 바이애그라를 포함한 주요 처방약들의 약 50%는 가짜라는 게 WHO의 추산이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할인된 가격을 내세우며 버젓이 가짜 약품을 팔고 있는 사이트들이 더욱 늘어나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들 온라인 약품 판매 사이트들은 기존의 일반 약품 매장들과는 달리 크게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약품들을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전혀 믿을 수 없는 짝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해 연방 제약위원회협회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만1,000곳 이상의 인터넷 약품 판매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대다수에 해당하는 96%가 연방 및 주 정부의 관련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제약회사 화이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9개 국가에서 인터넷을 통해 팔리고 있는 짝퉁 화이자사 약품의 종류가 무려 78종류에 달하며, 이 중 가장 많이 가짜가 유통되고 있는 경우는 바이애그라로 나타났다.

CNN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가짜 의약품의 대부분은 인도와 중국에서 제조되며 이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판매업자들은 주로 자신들이 캐나다에서 영업을 하는 인터넷 사이트라고 속여 이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파키스탄의 불법 의약품 제조업자는 가짜 약품 제조과정과 관련 “다양한 캡슐약 안에 같은 성분을 넣고 다양한 물약 안에도 같은 성분을 넣어 색만 다르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짜 약품들을 파는 사이트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돈이 되기 때문이다. WHO가 지난 2012년 추산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짜 의약품을 유통시키는 업체와 업자들의 거래 규모가 총 4,31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매년 가짜 약품을 먹고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을 넘고 있다는 추산이다.

이에 따라 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롯한 사법기관들이 국제경찰 인터폴과 공조해 가짜 의약품을 유통시키는 인터넷 사이트들에 대한 단속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지난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이같은 단속을 통해 약 5만7,000개의 가짜 의약품 판매 사이트들이 폐쇄되고 3,000만개 이상의 가짜 약품들이 압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2013년 의약품 공급 안전법이 연방 의회를 통과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제화됐다. 이 법은 의약품의 제조사와 유통사 및 도·소매업체들의 각각의 거래 내역을 연방 식품의약국(FDA) 보고하도록 해 가짜 의약품 공급망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가짜 약품 판매 사이트들은 적발돼 폐쇄된 후에도 또 다른 이름으로 쉽게 영업을 재개하기 때문에 이를 뿌리 뽑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