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양당 대표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나란히 15일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아이오와 주의 축제 현장을 찾았다.
가는 곳마다 기행과 막말로 화제가 된 트럼프는 이날도 자가용 헬리콥터를 타고 요란스럽게 나타나 허세를 부렸고,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런 그를 애써 외면하는, 다소 코믹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매년 8월 디모인에서 열리는 아이오와 주 박람회는 1854년 시작돼 가장 오래된 미국의 주 박람회이자 세계 최대 가축 전시회 중 하나로, 버터로 만든 실물 크기의 암소(버터 카우)와 돼지고기 꼬치로 유명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박람회 현장을 찾은 클린턴 전 장관은 냉담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올해 초 퇴임한 전설적인 지역 정치인인 톰 하킨 전 상원의원을 대동하고 사람들의 환심 사기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이 시종 웃으며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악수하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고 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윙윙 거리는 헬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도 일제히 그쪽으로 쏠렸다.
검은 바탕에 큼지막한 흰 글씨로 ‘트럼프’(TRUMP)라는 글자를 새긴 헬기는 마치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 축제장 위를 세 바퀴나 돌았다고 WP기자는 당시 현장 상황을 소개했다.
트럼프의 헬기인 것을 알아챈 사람들은 하늘을 향해 "트럼프다!"라고 외쳤다.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일부러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신 돼지고기 꼬치와 대형 레모네이드를 주문하며 트럼프의 헬리콥터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야구장 인근에 내린 트럼프는 주변에 몰려든 아이들을 향해 "이리들 오거라. 타고 싶은 사람? 좋지? 누가 먼저 탈래?"라며 몇 명을 헬리콥터에 태워주는 ‘선심’도 발휘했다.
많은 사람이 주위로 몰리자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자신이 이곳 여론조사에서 1등을 차지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내 곁에 모인 사람들이 힐러리보다 10배쯤 더 많다"고 과장해 말하기도 했다.
아이오와는 미국 대선의 첫 후보 경선이 열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곳이다. 그런 만큼 이번 박람회에는 트럼프와 클린턴 전 장관 외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 양당 대선 후보들이 총출동했다.
이 가운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추격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더스 의원이 ‘정치 개혁’을 역설하는 동안 1천여 명의 인파가 발길을 멈추고 경청하는 등 인기를 증명했다고 미 언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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