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복 70돌 기획 본보 특파원 쿠바에서 2신-국가독점 탓 현대차 1대에 10만달러 거래
▶ 이중환율 시스템으로 외국인들에 바가지 한국기업 진출 안했어도 삼성스마트폰 이용
경제 봉쇄 속에 50년대나 60년대 지어진 낡고 허름한 아파트와 건물들이 많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모습. <김상목 기자>
<쿠바 아바나-김상목 특파원> 미국 등 서방국가의 경제봉쇄 속에 54년을 자력갱생해 온 쿠바에 마침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가 14일 수도 아바나 소재 미국 대사관 건물에 성조기를 올림으로써 공식 선포되는 가운데, 이를 앞둔 아바나의 분위기는 그동안 낙후됐던 경제와 새로운 미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대비되며 구질서와 활기찬 에너지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다.
54년간의 경제봉쇄 속에 쿠바 아바나 시내는 1950년대나 60년대에 건축된 낡은 건물들이 눈에 띄게 많고, 50년대 미국 차량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거리에서는 현대자동차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삼성 스마트폰을 든 아바나 시민들도 많았지만, 사회주의국가인 쿠바가 국가가 독점 통제하는 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 아직까지 직접 쿠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없어 이같은 한국 상품들은 대부분 캐나다나 스페인 업체를 통한 간접무역 형태로 들여온 것들이라는 설명이다.
아바나 주재 코트라(KOTRA)의 정덕래 관장에 따르면 쿠바에는 최근 자영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나타나고 있고, 공무원이나 서민들도 소규모 노점이나 자영업을 통해 부수입을 얻고 있어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국영 경제 시스템에 점차 균열이 생기고 있으나 여전히 국가 독점 방식의 경제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가 독점 경제 시스템의 폐해도 만만치 않아, 현대자동차 등 외국산 차량 수입을 국영기업이 독점, 수입해 8배의 차익을 남기며 신흥 부자나 외국인들에게 판매하고 있어 현대자동차 1대의 가격이 10만달러에 거래될 정도라고 한다.
쿠바는 대부분의 경제가 국영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고 여전히 식량 배급제가 유지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 국민의 수입은 보통 월 30달러 내외로, 값싸게 식량을 배급받을 수 있고, 대학까지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생계에는 큰 지장이 없으나 쿠바의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가야 할 길은 멀고 넘고 헤쳐가야 할 수 많은 산들이 앞길을 가로 막고 있다는 평가다.
정 관장은 “쿠바는 주로 설탕이나 니켈, 럼주 등을 수출하고 있어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과 쿠바의 교역규모는 약 5,000만달러에 달하지만 대부분 3자 간접무역을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의 이중환율 시스템도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고 때론 바가지로 느껴진다.
미국 달러나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는 쿠바에서 외국인들은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환전소(cambio)를 통해 외국인 전용 화페인 ‘쿡’(CUC)으로 환전을 해야 한다. 쿠바 정부가 고시한 공식 환율은 ‘달러’와 ‘쿡’은 1대1의 비율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1달러는 0.86쿡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 외국인들은 15%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 쿠바 내국인들의 화폐는 ‘페소’(CUP) 화로 역시 공식 환율은 1대1이지만 시장에서는 1대25의 비율로 거래된다. 한반도의 약 절반 정도 크기인 쿠바 국토의 대부분이 평지로, 60%가 여전히 미개발지로 남아 있어 쿠바가 앞으로 어떤 가능성과 경제적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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