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학생 최초 페어론 고교 학생회장 당선
교육위원장.토론클럽 회장 등 리더 활동
“내성적 성격.소수계 편견, 의지로 이겨내”
뉴저지 페어론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하늘(17·미국명 그레이스) 양의 꿈은 ‘여성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뉴욕, 뉴저지에 이렇다 할 만한 한인 정치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줄곧 생각해 온 장래 희망이다.쉽지 않은 일이라는 건 하늘 양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얼마 전 아시안 여학생이라는 편견을 딛고 당당하게 전교 학생회장에 당선된 ‘경험’이 이런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고 하늘양은 설명했다. “(페어론 고등학교는) 전교 1,500명의 학생 중 한인학생이 20여명에 불과해요. 이런 악조건 속에서 남학생(백인) 후보를 꺾고 당선을 이뤄냈으니 언젠가 한인 여성 정치인이라는 꿈도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 그녀의 학생회장 당선은 페어론 고등학교 역사에 남을 일대 ‘사건’ 임은 분명했다. 한인 여학생으로 회장에 당선된 건 하늘양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은 물론 하늘 양 본인조차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회장에 선출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에 불과해 그 어떤 학교 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는 일이 적었다는 것.
그러던 그녀가 7학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조언을 하나 듣게 된다. “그 때 선생님이 저에게 ‘조금만 더 자신감을 키우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라며 용기를 심어줬어요. 그리곤 마음을 고쳐먹었죠. 그래서 9학년 때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생회 활동도 시작하고, 다양한 교내 활동에 참여했죠.”
그렇게 하늘 양은 학생회에서 서기와 부회장, 교육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고, 그 외에도 토론클럽 회장, 교내 오케스트라와 법률클럽 단원, 교외 봉사활동 등에 열심히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걸스 스테이트 캠프(Girls State Camp)’에 학교 대표로도 선발되는 영예도 얻었다.
얌전했던 아시안 여학생이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을 때 당장 찾아온 변화는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즐거운 학교생활은 곧바로 성적이 오르는 ‘변화’로 이어졌다.
지난 한해 그녀의 성적은 올 A. 자연스럽게 학교에선 우등생인 그녀가 리더십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회장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미국 애들 틈에서 위축되고, 또 소수계(minority)라는 압박 속에서 학교생활이 쉽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성적도 잘 안 나오고, 못한다, 못한다 하는 ‘패자의 마음’도 가득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턴 다른 삶이 펼쳐진 거에요.”
그래서 하늘양은 성공적인 학교생활이 결국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소수계라는 편견을 딛고 일어나, 비한인 출신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려 노력하고, 여러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모든 게 사실상 이 ‘마음먹기’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하늘양은 고백했다.
“앞으로 1년간 학교 대표로 활동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요. 그래도 마음 단단히 먹고 잘 해 보려구요!”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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