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윤계상·유해진
김성제 감독
“법이 무엇인가, 정의가 무엇인가, 국가가 무엇이냐는 거창한 것을 묻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작업하면서 내린 결론은 결국 이 영화는 염치에 관한 영화라는 겁니다. (촬영 종료일로부터)2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의 이야기가 여전히 현재적 문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좋아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영화 ‘소수의견’을 연출한 김성제 감독은 2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열린 이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이 내놓은 영화가 “아주 흥미진진한 법정 드라마이며 대중영화"임을 강조하면서도 “이 영화는 ‘현실적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이 허구의 영화를 현재 우리 삶과 연결 짓는 발언을 한 이유는 영화가 작가 손아람이 2010년 펴낸 소설 ‘소수의견’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소설 ‘소수의견’은 도심 재개발 구역을 둘러싸고 경찰과 철거민이 대치하던 도중 16세 철거민 소년 한 명과 20대 초반 전경 한 명이 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아닌 게 아니라 영화는 2009년 1월 발생한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경찰이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 망루를 만들고 점거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죽었다.
소설은 이 사건을 모티브 삼아 만들어졌고 영화는 이 소설을 충실히 따라가는 연출을 보여준다.
아들을 잃은 데다가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변론을 국선 변호사 ‘윤진원’(윤계상)이 맡게 되고, 윤진원이 박재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검찰과 맞선다는 게 영화의 큰 줄기다.
김 감독은 영화가 “‘용산 참사’를 다룬 게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연출 방식이 “영화 속 사건을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고 짚었다.
인터넷과 신문지면, TV 뉴스 1면을 장식한 2009년의 불행한 사고는 경찰의 과잉 대응이라는 관점과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폭력적인 점거 농성을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부딪히며 사회적 문제에서 나아가 정치적인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발언을 하면서도 관객이 영화 ‘소수의견’을 사회 고발적인 측면이나 정치적 이슈 제기의 관점보다는 “일종의 추리물, 탐정물, 법정물로 봐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 가는 것, 원고와 피고로 나눠져 벌어지는 ‘말의 액션들’, 법정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반전같은 법정극이 줄 수 있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어렵지 않은 영화"라고 말했다.
윤계상과 이경영을 비롯해 권해효, 유해진, 김의성, 김옥빈 등 연기력 좋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25일 개봉 예정이다.
<손정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