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동안 주민들과 농부들의 마음을 애태우던 가뭄이 지난 주 극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주가 아니라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등 중서부와 남부 이야기다. 지난달 텍사스는 토네이도를 동반한 폭우가 연일 쏟아지며 텍사스가 생긴 이래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농장이 물에 잠기자 익사할 위기에 놓인 소 떼들을 카우보이들이 부랴부랴 안전한 곳으로 몰고 가는 서부 개척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이번 폭우로 텍사스에서 여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생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가뭄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100년래 처음이라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주에 약간이나마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텍사스 폭우가 강하게 발달한 엘니뇨 때문이라며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올 가을 가주도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도 적도 부근 수온이 오르는 엘니뇨 현상이 관측됐으나 연말께 약해지면서 해갈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강력해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상 예측은 내일 날씨를 점치는데도 수십억 가지 변수가 있을 정도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몇 달 후 날씨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과연 지난 수년간의 가뭄이 가주 기후의 장기적 변화 때문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수십 년 정도의 오랜 세월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그 때쯤 지금 살고 있는 사람 상당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를 때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만약의 경우를 준비했다 비가 많이 오면 다행이지만 흥청망청 물을 쓰다 진짜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 낭패기 때문이다.
가주 정부도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1일부터 강제 절수 명령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치로 전체적으로는 25%, 베벌리 힐스 등 물을 많이 쓰는 지역은 36%까지 물을 아껴 써야 하고 이를 어길 시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물이 귀해지면서 데이나 포인트 등 오렌지카운티 일부 지역에서는 수영장 물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채우는 것을 금지시키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수영장에서 증발하는 물의 양이 같은 면적의 잔디에 물을 주는 것과 맞먹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영장 건설업자들과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커버만 씌워도 증발량을 90%는 줄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어쨌든 가뭄이 심해질수록 잔디 물 주기와 수영장 물 채우기에 관한 규제는 까다로워질 것이며 물 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원래 사막이던 남가주에서 물을 펑펑 쓰던 시대는 사라져 가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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