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불체자에 시민권’ 파격적 승부수
▶ 루비오·부시, 당내 보수층 의식 고심중
■ 2016 대선주자들 이민정책
‘히스패닉을 잡아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꼭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히스패닉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심에 따라 당락이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는 히스패닉의71% 지지를 얻었고 온건파 공화당 후보 였던 미트 롬니는 27%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오바마가 히스패닉의 지지로 재선이 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히스패닉의 표심이 오바마를 재선 고지로 밀어 올리는데 일조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일찌감치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라스베가스의 랜초 하이스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불체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파격적인 이민개혁 이슈를 들고 나왔다.
아무도 접근하기 꺼려한 불체자시민권 이슈를 내세워 히스패닉 표심에 과감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클린턴의 이같은 선언은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삼키기를 망설이는 ‘핫 포테이토’를 과감히 삼켜버린 것이다.
특히 공화당이 불과 한 달 전 불체자들에 대한 어떠한 사면 반대뿐만 아니라 합법 이민까지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지 불과 한 달여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USA투데이의 이민전문 기자 앨런 고메스는 7일자 기사에서 불체자 추방 반대는 물론이고 그들에게 ‘완전하고 동등한 시민권’을 허용한다는 클린턴의 주장은 이민옹호그룹조차도 놀랄 정도의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소리의 프랭크 셰리 이사장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히스패닉) 이민사회를 ‘힘껏 끌어안았다’고 놀라워했다. 클린턴이 지난 대선 당시 오바마의 71% 히스패닉 지지층을 또 한번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사실 오바마는 지난 2012년 ‘드리머’ 즉, 부모들에 이끌려 어려서 미국에 온 불체자 자녀들의 추방을 막는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지난해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들의 불체 부모들에게까지 추방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백악관이 이를 시행할만한 법적 권한이 없어 시행하지 못했다.
공화당 후보 입장에서는 이민 이슈를 민주당의 클린턴처럼 파격적으로 끌고 나오기가 여간 어렵지않다.
불체자 사면이나 추방 유예를 들고 나오면 보수층이 집결된 공화당 대통령 경선을 통과하기가 힘들 것이고 또 이민이슈에 반대해 공화당 경선을 통과,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 히스패닉 표심을 얻기가 어려워 대선 가도에 적색등이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에서 제일 먼저 후보 경선에 뛰어든 테드 크루즈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은 쿠바 이민자의 아들이고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연방상원의원도 쿠바 이민자의 후손이다. 루비오는 최근 들어 부쩍 자신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부시 가문의 막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농담을 섞어 가며 자신이 최초의 플로리다주 히스패닉 주지사라고 자랑한다.
스패니시에 능통하고 멕시코계 와이프의 영향으로 그의 라틴계 커뮤니티 내 인기도를 과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공화당에서 히스패닉의 귀를 혹할 만한 메시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부시는 크리스천 히스패닉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이중언어, 이중문화를 자랑하면서도 불체자들의 자동적인 시민권 취득보다는 절차에 따라 자격 있는 불체자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일명 ‘언드 리걸 스테터스’ (earned legal status)를 지향했다. 또 루비오 역시 2013년 불체자시민권 부여를 골자로 한 상원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가 공화당 보수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자 재빨리 후퇴했고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도 나서지 않았다.
크루즈는 국경 순찰을 3배로 늘리고 숙련 기술직 이민자만 받으며 1,100만명의 불체자 사면을 비난하는 등 강력한 이민정책을 고수해 히스패닉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대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스캇 월커 위스콘신 주지사 역시 지난달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깎는다는 이유로 매년 합법 이민자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 냈다.
USA투데이는 공화당의 이같은 이민 이슈를 가지고는 지난 대선 27% 히스패닉 지지를 더 끌어올릴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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