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학급 전체가 단체 사진을 찍은 기억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학생의 절반 이상이 눈을 반쯤 감은 채 졸다 깬 듯 한 얼굴로 찍힌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아닐까.
오스트레일리아 국립과학연구소 CSIRO의 홍보 담당자 닉 스벤슨은 단체 사진에 눈을 감고 찍은 경우가 너무 많아 실망한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물리학자인 피어스 반스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눈 감은 사람이 없는 단체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사가 과연 몇 차례나 촬영해야 하는지 수학공식으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공식은 1/(1-xt)n. 한사람이 초 당 평균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x),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와 평균 눈 깜박임 시간을 더한 것이 (t)다. 그리고 전체 인원수가 (n)이다.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서 나온 숫자대로 찍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 촬영하랴, 공식대로 재빨리 계산해 답을 구하랴 두 가지 일을 능숙히 해낼 사람이 많을 리 없다.
그래서 반스는 공식을 더 쉽게 풀이했다. 다시 말해 20명 이하의 단체 사진을 찍을 경우 촬영 횟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조명이 환한 경우에는 전체 인원수를 3으로 나누면 된다. 좀 어두운 환경이라면 2로 나누면 된다(좋은 노출을 위해 셔터를 오래 열어두면 눈 깜박거림 현상이 포착될 시간이 그만큼 더 많아진다).
이 같은 노력으로 반스와 스벤슨은 지난 2006년 기발한 상상력과 이색적인 과학 발명에 주어지는 이그 노벨상의 수학상을 받았다. 진짜 노벨상을 받은 건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사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한 수학공식이다.
다만 사진 찍을 때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나오려면 몇 번이나 촬영해야 하는지는 아직 계산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문제는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충분히 늘리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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