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너 의장 정점 기득권과 풀뿌리 극우 대립
▶ ‘클린 예산안’ 통과 민주당과 손잡는 사태까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정점으로하는 공화당 내 기득권 세력과‘ 풀뿌리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티파티’가 두 달째 장기 내분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티파티가 결국 독자 세력화를 통해 사실상 제3당 역할을 맡게 되는 게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있다.
지난해 중간선거로 8년만에 의회를 통째로 장악한 공화당은 지난 1월6일 실시된 하원의장 선거에서베이너 의장을 재선출했으나 티파티 소속 의원 25명이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면서 심한 분열상을 노출했다. 이에 따라 베이너는 자당 의원 216명의 지지로 2년 임기의 의장직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2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내부갈등은 색깔논쟁을 바닥에 깔고있다. 당내 극우집단인 티파티는 보수정당인 공화당의 이념적 선명성이 희석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3일 티파티 성향의 공화당의원들은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당내 1인자인 존 베이너하원의장이 민주당 의원들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만들었다.
미 하원은 이날 표결에서 버락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폐지조항을 삭제한 이른바 ‘클린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찬성 257, 반대 167표로 통과시켰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이슬람국가(IS)와 싸움을 벌이는 미국으로서는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예산안 처리가 중요한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안보부의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행정명령을 취소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는 52명의 공화당 의원의 손에운명이 달린 것으로 보였다.
공화당은 하원 의석수가 245석으로, 188석에 불과한 민주당에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공화당 출신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의원 52명이 반대하는 상황에서예산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의 힘을 빌려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베이너 의장을 강하게 비판해 온팀 휴얼스캠프 공화당 하원의원은 “당내 기득권 세력과 ‘풀뿌리 보수파’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전쟁이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이런 갈등은 공화당이 앞으로 지속적인 내분상태에 있을 뿐 아니라 상·하원 사이에도 예산안 처리나 국가부채 한도 확대, IS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무력 사용권 등을 놓고 마찰이 있을 것이란 점을 예고한다.
메시아 칼리지의 정치학자 로빈 라우어만은 휴얼스캠프 의원이 얘기한 ‘전쟁’은 결국 티파티 성향의 의원들과 공화당 주류파 사이에 명백한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우어만은 “공화당의 내분은 치명적 오류나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의 합헌성 여부판결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티파티가 독자세력을 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현재의 당내 상황은 중간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적전분열로 국정 주도권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헌납한 공화당이 2016년에 대선과 총선에서 쓴잔을 들이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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