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회 연설 강행, 협상중단 촉구
▶ 오바마 ‘현실성 없는 불만 제기’ 일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 미국 주도의 이란 핵협상을 “아주 나쁜 협상"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간의 갈등을 부채질했다.
의전절차를 무시한 채 백악관과 상의조차 없이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초청에 따라 워싱턴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의회에서 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란 핵협상을 중단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협상 개시일에 맞춰 2일 미국으로 날아온 네타냐후 총리는 민주당이 수차례에 걸쳐 연기를 요청한 의회 연설을 예정대로 강행, 여권의 집단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은 그의 의회 연설이 오바마 행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란 핵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거듭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협상이 ‘끔찍한 협상이 될 것’이라거나‘ ‘이란에 원조를 해주는 격이다’ ‘이란이 합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등 온갖 종류의 불만을 제기했지만 그 중 어느 것도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전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연이은 경고신호에 아랑곳없이 네타냐후 총리는 3일 의회 연설을 통해 이란이 과거에 북한처럼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조사활동을 방해했다고 지적하고 지금 진행 중인 이란 핵협상이 이란의 핵무장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찰단이 과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멈추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당시 핵시설에 대한 감시카메라를 끄고 사찰단을 쫓아냈고 결국 그로부터 수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앞으로 5년 안에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한처럼 이란도 2005년, 2006년, 2010년 3차례에 걸쳐 핵관련 시설의 자물쇠를 부수고 감시카메라를 폐쇄했다”면서 “이란은 사찰단에 저항할 뿐 아니라 사찰단을 상대로 ‘숨고 속이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금의 이란 핵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하고“ 이란 핵무장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 모두 이란의 주변국 정복, 예속, 테러 행진을 멈추기 위해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에는 상원 의장직을 겸임한 조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약 50명이 불참,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을 드러내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도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을 사실상 거부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3일 최소한 10년이상 핵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스위스 몽트뢰에서 3일 미국 정부와 이틀째 핵협상을 한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상대방의 지나친 요구나 비논리적 입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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