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키스탄 학교공격 140여명 사망
▶ 최근 수세에 몰리자 무차별 반격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16일 파키스탄 북서부의 한 학교를 공격해14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들의 무자비한 소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공분이 커지고있다.
사건 발생 후 무함마드 우마르 코라사니 TTP 대변인은 성명에서 “정부가 우리 가족과 여자들을 공격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우리도 군이운영하는 학교를 선택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고통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PP가 이처럼 극단적인 테러를 일으킨 것은 6개월째 계속된 파키스탄군의 탈레반 소탕전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정부군의 소탕전으로 근거지인 북와지리스탄에서 수세에 몰린 탈레반이 상대적으로 공격이 용이하고 파급 효과가 큰 학교를 상대로 테러를 자행함으로써 군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로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파키스탄 정부에 따르면 TPP는 2009년 이후 파키스탄 북부에서만 1,000곳 이상의 학교를 대상으로 각종 공격을 자행했다.
TTP는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에 의해 결성됐다. 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간주하는 TTP는 이슬람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알카에다와 연계됐지만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단체다.
이들은 서구식 교육에 반대하며 특히 여성이 교육받는 것은 이슬람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10대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 지난2012년 총격을 가한 것도 여성 교육에 반대하는 TTP의 소행이었다. 올해 2월에는 교사 3명이 키베르 파크툰크와주 한구 지역에서 귀갓길에 피살됐으며 5월에도 공립학교 교사 2명이 피살됐다.
파키스탄군은 지난 6월9일 TTP가 카라치의 진나 국제공항을 공격해 경비원 등 28명이 사망하자 1주일 뒤 TTP 근거지인 북 와지리스탄에 공습을 가하며 본격적인 소탕전에 돌입했다. 군은 지난달까지 1,100명 이상의 TTP 대원을 사살했으며 TTP 세력의 80%가 약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간인, 그 중에서도 특히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이슬람 극렬 무장단체의 테러행위는 파키스탄뿐 아니라이슬람권 전역에서 돌림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은 학교가 서방의 반이슬람사상과 반무슬림 정서 전파의 통로라는 점을 테러의 명분으로 내세운다.
대표적인 예가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보코하람이다. 보코하람은 올해 4월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보코하람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방 교육은 죄악’이라는뜻이다.
이들은 지난달 10일에도 나이지리아 북동부 포티스쿰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학생 48명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도 이달 11일 카불의 프랑스문화원 소속 고등학교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자행, 독일인 1명이 사망했다.
이슬람권의 경쟁적 테러상황은 공교롭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산과 맞물린다. 신흥 조직인 IS는 참수 동영상, 민간인 학살 등 잔악한 수법으로 짧은 기간에 알카에다 이상으로 국제적 조명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IS가 구사하는 차별화한 테러전략에 자극받은 다른 테러단체가 민간인을 겨냥해 대규모테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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