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린 전기요금 당장 안 내면 단전조치 하겠다”
▶ 주로 업소 상대로… 선불카드 납부 요구 땐 의심
LA 다운타운에서 의류 도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53·여)씨는 며칠 전 자신이 LA 수도전력국(DWP)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전기료 500달러가 연체돼 당일 오후 3시부터 전기가 차단될 수 있다는 경고성 전화를 받았다. 깜짝 놀란 김씨는 이 남성의 말에 따라 인근 세븐 일레븐 편의점에서 선불카드를 구매해 그 번호를 알려줬는데 이후 사기전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전화를 걸어온 DWP 사칭 직원이 주변 업소들의 이름을 다 말하는 등 자바시장 업소들에 대한 속사정에 훤해 그대로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칭사기가 많다지만 내가 당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자바시장의 또 다른 한인 업주 정모(26)씨도 최근 김씨와 유사한 사기를 당한 경우. 정씨는 “DWP 직원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업소에 두 달치 전기세가 미납됐으니 당장 결제해야 하며 만약 이를 거부할 경우 오후 3시부터 전기를 끊겠다는 경고를 했다”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업소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인근 세븐 일레븐 편의점에서 해당 직원이 요구한 ‘그린닷 머니팩’ 선불카드를 구매해 475달러를 지불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사기범이 크레딧카드를 사용할 경우 전기가 바로 끊긴다며 선불카드 결제를 유도했다”며 “워낙 긴박하게 업소가 돌아가던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당하고 만 것”이라고 전했다.
비즈니스 업주들을 상대로 이처럼 유틸리티 회사 등 기관 직원을 사칭해 단전 협박 등을 통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행각으로 인해 LA 다운타운 한인 업주들이 실제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또 다시 발생하고 있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LA경찰국(LAPD)은 최근 LA시 전역에서 DWP 체납징수 전담반을 사칭한 용의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이들 용의자들은 전기가 반드시 필요한 업소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사기행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기 용의자들은 세븐 일레븐 등에서 손쉽게 구매한 ‘그린닷 머니팩’과 ‘바닐라 릴로드 데빗카드’를 선호하고 있으며 범행 대상으로 영어에 서툰 비영어권 이민자들을 주로 노리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LAPD 관계자는 “지난 몇 달간 하루라도 전력이 끊기면 안 되는 업소들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사기행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만약 공과금 납부를 위해 ‘그린닷 머니팩’을 구매해 핀 번호를 알려달라고 강요하는 경우 무조건 사기로 판단하고 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DWP 관계자는 “시민들은 수도전력국이 밀린 연체료를 선불카드로 수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수도전력국은 연체로 통지서를 반드시 일반 우편으로 발송하는 등 서면통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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