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겨울 바다에 표류됐던 67살 어민이 실종 12일만에 생존된 채로 발견돼 화제가 되고있다. 이 사건의 론 잉그라함은 지난달 28일 하와이주 호놀룰루 해안에서 조업에 나갔다가 표류됐고, 물고기 등을 먹으면서 연명하다 지난 9일 미 호놀룰루 해안 경비대에 의해 발견됐다. 구조된 잉그라함이 미사일 구축함 폴 해밀턴함(DDG-60)에서 경비대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14.12.11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12일 간 바다에서 표류하면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연명해온 67살의 미국 하와이의 어부가 미 해군 함정에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ABC 뉴스가 10일 보도했다.

론 잉그라함이라는 이 어부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어선 말리아호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배가 고장나면서 침수가 시작돼 표류했다. 잉그라함은 두 차례나 조난 신호를 보냈지만 응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침수로 인해 조난 신호를 보낼 무선기마저 고장나 그는 대책없이 표류해야만 했다.

하와이 해안순찰대는 사흘 간 그에 대한 수색을 벌이다 지난 1일 수색을 포기했었다.

그는 "다행히 내 자신이 어부 출신이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일식당에서 먹는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날 것이라도 물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잉그라함은 천신만고 끝에 지난 9일 고장난 무선기를 고칠 수 있었고 3번째 보낸 조난 신호가 그의 목숨을 건지게 했다. 인근 해역을 지나던 미 구축함 폴 해밀턴호가 잉그라함의 조난 신호를 듣고 그를 구조한 것.

구조 당시 잉그라함은 쇠약하고 탈수 증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정신은 건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잉그라함은 이번 사고로 1990년대 이후 만나지 못했던 아들과 재회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하와이에서 자랐지만 현재는 미주리주에 거주하는 아들 자카리 잉그라함이 아버지의 소식을 뉴스에서 보고 달려온 것. 잉그라함은 아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