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격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미주리주 퍼거슨의 군중 일부가 방화와 약탈을 하는 등 폭도로 돌변했다. 퍼거슨의 한 건물이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무참히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는 LA시간 24일 오후 6시20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월9일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당시 18세)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대런 윌슨(28) 경관에 대해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백인 9명, 흑인 3명 등 12명(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이뤄진 대배심에서 기소 찬성 의견을 밝힌 이가 기준인 9명을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같은 결정이 발표되자 브라운의 유족은 즉각 “크게 실망했다”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고, 현장 밖에 몰려들어 발표를 기다리던 군중의 일부에 발표에 항의하며 폭력 시위를 벌여 곳곳에서 방화와 기물파손이 벌어지고 최루탄이 난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8월 20일 진상 조사에 착수한 대배심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목격자 증언과 부검의 소견,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등 여러 자료를 면밀히 살피고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왔다.
브라운의 유족 측과 석 달째 퍼거슨을 점거한 시위대는 인종 차별에 근거한 윌슨 경관이 무고한 시민을 사살했다며 기소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반해 경찰은 브라운과 윌슨 경관이 순찰차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며 윌슨 경관의 정당방위를 주장했는데 대배심은 경찰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CNN 등 미국 언론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대배심의 결정을 대독한 매컬러크 검사는 브라운이 윌슨 경관에게 물병을 던져 승강이를 유발했다며 이후 사건 개요와 증거를 볼 때 윌슨 경관에게 죄를 물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주민들에게 평화로운 대처를 촉구했으나, 대배심 결정 발표를 기다리던 군중들은 불기소 결정 사실이 공개되자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대치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여러 발의 총격 소리가 들리고 일부 차량을 파손하고 경찰차를 훼손하는 등 폭력 양상이 확산됐으며 일부 군중은 벽돌과 물병을 던지며 시위를 벌이다 도로변의 업소 기물을 파손하고 방화와 약탈도 벌어지는 등 폭도로 돌변했다.
퍼거슨 경찰은 시위진압 장비로 중무장한 경찰을 곳곳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고, 일부 시위대들이 폭력 양상을 보이자 최루탄을 쏘며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섰다.
또 사우스 LA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모여 함께 발표를 지켜보다 불기소 결정이 공개되자 울음을 터뜨리며 분노를 표출했고, 일부는 사우스 LA 도로변에서 항의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브라운이 양손을 머리 위로 든 상태에서 최소 6발 이상을 맞고 사망했음에도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시위대의 저항은 더욱 격렬해지고 소요사태가 전국으로 번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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