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사회 무관심 속, 사무실 구석에 방치 최근 모친이 찾아가
1992년 LA 4.29 폭동 당시 한인타운을 지키려 나섰다가 숨진 고 이재성군(당시 19세)의 흉상(사진)이 18년을 헤매다가 결국 가족품으로 돌아갔다.
24일 본보 확인 결과 그동안 한인사회 무관심으로 18년째 자리를 찾지 못한 채 한 사무실에 보관돼 오던 고 이재성군 흉상은 최근 이군의 어머니 이정희씨 자택으로 옮겨졌다. 이정희씨는 아들의 흉상을 보관해 오던 강종민 미주 한인사업가협회장이 지난 8월 작고하자 최근 직접 흉상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4.29 폭동 당시 샌타모니카 칼리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군은 한인타운 곳곳이 불에 타자 친구들과 함께 한인업소를 지키려 나가다 오인사격을 받아 변을 당했다. 이군은 4.29 폭동으로 안타깝게 숨진 유일한 한인 사망자다.
이군의 흉상은 폭동 4주년이던 1996년 한인사회 성금으로 제작됐다. 당시 이군이 속했었던 LA 한인청년단(단장 강종민)은 이군의 흉상을 LA 한인타운 주요 장소에 설치하려 했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고 LA 한인회 등 주요 단체들마저 이군의 흉상을 외면해 강종민씨가 투병으로 숨지기 전까지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해 왔다.
결국 이재성군 어머니는 폭동 당시 LA 한인청년단장이었던 강씨가 작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흉상을 찾아나섰고, 강씨 사무실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장례식 후 10일쯤 뒤에 어머니께서 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아들의 흉상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하셔서 전달했다”고 전했다.
한편 청동으로 제작된 이재성군의 흉상은 비록 빛이 바랬지만 생전 모습대로 이목구비가 뚜렷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강씨는 생전 본보와 인터뷰에서 “이재성군의 흉상을 설치하기 위해 시정부 관계자나 한인단체들과 접촉했으나 모두 난색을 표했다“며 “폭동으로 숨지거나 피해를 당한 이들은 외면한 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행사 구호만 요란하다”고 한탄한 바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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