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행사장 인근에서 한 환풍구 위에 서있던 사람들이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며 20m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오후 8시 30분을 기준으로 15명이 사망한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4.10.17.
16명이 숨지는 등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붕괴 추락사고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부른 또 하나의 참극이라는 지적이다.
지하 4층까지 이어진 환풍구는 누구나 쉽게 올라설 수 있는 구조였고, 공연장 일대에 700명 넘는 관람객이 몰렸지만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일부 관람객들은 보다 좋은 위치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앞다퉈 환풍구에 올랐다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렸다.
결국 이날 공연은 판교밸리 입주기업의 임직원과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당초 기획 의도와는 달리 악몽으로 끝났다.
◇환풍구 덮개 위에 30명 가까이 올라서자 하중 못 견뎌
이날 사고는 오후 5시53분께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 인기 걸그룹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 관람객들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랐다가 덮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환풍구는 가로 4m, 세로 3m 너비로 스틸 그레이팅이라고 불리는 철제 덮개 6개가 덮여 있는 형태다. 이 철제 덮개는 용접을 통해 고정하지 않고 얹혀져 있는 구조다.
환풍구 내부는 지하 4층 주차장으로 이어지며 깊이만 무려 15m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밖으로 노출된 환풍구의 높이는 주변 인도보다 불과 1.2m 정도 솟아 있을 뿐이다.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올라설 수 있는 높이다. 환풍구 주변에는 올라서지 말라는 주의 안내문도 눈에 띠지 않았다.
더욱이 철제 덮개가 견뎌야할 하중은 법적인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고 사상자 27명의 1인당 몸무게를 60㎏으로 잡아도 최대 1.7t에 달한다. 사람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다리에 힘을 주면 철제 덮개에 가해지는 하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공연 잘 보려고 무리하게 환풍구 올랐다가 참변
이날 사상자들은 인기 가수들의 공연 모습을 담기 위해 주변 높은 곳을 찾다가 환풍구 위까지 오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공연사회자가 "위험하니 내려와달라"라고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최측이 안전요원으로 하여금 이들을 직접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으며 공연이 시작되자 더 이상 경고 방송도 할 수 없었다.
환풍구에 오른 관람객들은 공연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더욱 몰렸고 철재 덮개 몇개에 무게가 쏠리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700명 모인 공연장에 안전요원 찾아보기 힘들었다
행사 주최 측은 700명 넘는 관람객이 몰렸으나 무대를 중심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했을 뿐 그 외 지역에 대한 안전조치에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다.
주최측이 마련한 관람석은 515석. 인기 가수들의 공연 소식에 객석은 일찌감치 꽉찼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이 야외공연장에 설치된 무대와 20여m 떨어진 환풍구 위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행사진행요원들은 무대 주변 통제에만 집중했다. 환풍구 주변은 물론 그 위에까지 관람객들이 몰렸지만 이를 막기 위한 안전시설이나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관람객 임모 씨는 "가수 공연이 있는 무대 쪽에만 안전요원 3~4명이 있었다. 인기 가수 공연을 하면서 안전대책을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부터 행사 주최·주관 측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안전관리와 업무상 과실여부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환풍구 주변에 안전요원이 보이지 않았다는 목격자 증언과 관련, 안전요원 배치 여부와 사고 이후의 대처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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